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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학교교육 이야기47

대구교육청이 말하지 않는 IB교육 이야기 노조 주최 IB 간담회 참석, 이런 데 잘 안 가는데 IB가 뭔지 하도 궁금해서 가봤다. IB 관련 책을 두 권 읽었는데도, 내가 교육학 박사 전공인데도 뭔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 그 이유를 알았다. IB는 저작권이 있어서 세부 프로그램을 공개하지 않는다 한다. 그러니 책도 두리뭉실하게 적힐 밖에.  저작권은 또 처음 알았네. 학생들 활동 자료도 외부 공개를 못한단다. IB 소유라나. 교육 자료와 결과들을 공유 못하는 게 공교육과 같이 갈 수 있나. 이것 참...  간담회 내용을 간략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초등 IVPYP는 교육 내용만 보자면 IB에 별 거부감이 없다. 지금 교육과정도 교과간 융합이 많아서 IB랑 크게 다르지 않음. 다만 국가교육과정을 IB 과정에 우겨넣는 과정에서 IB 안에 .. 2024. 11. 22.
교사인가, 돌봄전담사인가 새학교에 와서 확실히 알았다. 학교는 더이상 배움과 성장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아이들을 먹이고 시간을 때우며 돌봐주는 공간이라는 것을.  교사라는 직업은 이제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다. 하는 일 자체가 그냥 돌봄전담사다. 입시는 완전히 사교육으로 넘어갔다. 학원에서 배우고 학교는 쉬는 곳. 그리고 조금 열악한 지역은 자기 관리가 안 되는다양한 문제들을 안은 학생들 수가 너무 많아서교사 역할 자체가 돌봄전담사가 되었다.  수업을 통해 세상을 살아갈 지식을 익히고지식을 통해 호기심 가득한 세계를 만나고배우고 성장하는 가운데 지식과 문명과 역사의 가치를 느끼고...삶이 존엄하다는 걸 깨닫고... 그런 것을 이제 아무도 학교와 교사에게 요구하지 않는다.부모도 사회도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봐주기를 바란다. 가.. 2024. 6. 18.
난이도 극강의 학교 세 달 지났지만 삼 년은 지난 듯한 학교가 울 학교다. 아니, 지난 이십년 간 보지 못한 사건사고들을 세 달 새에 다 구경했네.한 마디로 난이도 극강의 학교다.  3월 첫날부터 울 교실 지나가며 행패 부리고 교실 발로 차고 욕하던3학년 A군은 2주씩 외부기관에 위탁교육을 돌고 계신데일 년 7주를 거의 다 채워 2학기는 교실에 머무실 것 같고... (위탁교육기관 담당자가 울면서 전화한다고... 못 맡겠다고...S대학교는 울학교 학생은 절대 안 받겠다고 함) 딴 학교와 비교하면 이분도 최강 중 최강인데, 1학년에 더 극강인 분이 계셔서 관리자는 A군에 별 관심이 없는 듯... 교사에게 반말은 기본에, 지 기분 나쁘면 교사든 학생이든 가리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건드려 사건 일으키면서 학교를 들었다 놨다.. 2024. 6. 9.
결재 라인 내가 나랏돈을 10억을 집행하나, 100억을 집행하나.. 동아리 예산 딸랑 9만원 쓰는데 결제 라인에 자그마치 6명 (교장 빼고도)… 기안 올리다 열불 터져서 몇 자 적는다. 2024. 6. 5.
'미래학교'에 미래가 있을까 수성구 지역 학교를 벗어나니 아주 아이러니한 광경이 펼쳐진다. 교육청의 잡다한 사업이 모두 열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  IB학교와 미래학교도 마찬가지. 뭐 다문화가 절반인,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다수인 n중학교에서도 논술형 평가를 주 내용으로 하는 IB 시범학교를 한다니... 그런 데일수록 학부모 민원이 없으니까. 수성구라면 쓸데없는 거 왜 하냐며 민원이 폭주할 터.우리 학교는 IB는 아니고 미래학교다. 조만간 미래학교가 IB학교가 된다 하니 IB 전단계라 보면 되겠다. 미래학교 담당자 연수라고 불러서 가보니 알맹이는 하나도 없다. 가르친 걸 평가함은 당연하지만 모든 단원에서 수행평가를 하라는 건 미친 짓. 평가 못해 죽은 귀신이 붙었나. 평가를 위해 가르치는 건 배움을 .. 2024. 4. 26.
4.19에 읽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 그리고 학급 공동체 요새 중간고사 준비로 넘 바빠서 오늘이 4.19인 줄도 방금 생각남. 1교시 수업은 걍 지나갔는데, 3교시부터는 한 번 언급해야겠다 싶다. 4.19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등장하는, 대한민국 역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니까. 잠깐 쉬는 시간에 헌법 전문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오간다. 이걸 제대로 가르치고 있지 않구나, 하는... 헌법에는 공동체의 이상과 목표가 담겨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길을 잃은 건 바로 그것인데, 헌법 전문에서 다시금 길을 찾는다.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한다,,, 고 되어 있다. 헌법 정신에 반하는 사람들은 대체 뭔지... 올해 나의 꿈은 우리 반 28명이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그건 교사가 엄격하든 너그럽든 교사가 자기 방식대로 철저히 관리하는 걸로 되는.. 2024. 4. 19.
학교는 이미 무너졌다 단 3주가 지났을 뿐인데, 한 삼 년 지난 기분... 강 하나 건너왔을 뿐인데, 어디 멀리 외진 학교에 온 기분... 소박하고 예쁜 아이들도 많다. 그러나... 너무 '쎈' 애들이 있다, 이 지역엔. 입학식 다음 날인 3월 5일, 아침 자습 시간... 울반 복도를 발소리를 꽝꽝 내며 지나가는 학생이 있길래(A라고 하자) "좀 조용히 가지." 부드럽게 한 마디. A는 세상 껄렁한 목소리로 "선생님이 문 닫고 수업하면 될 거 아니예요?" 공포감이 들 만큼 불량스러운 태도였다. 그 순간 알아차렸다. 2월 연수에서 절대 건드리지 말라던 3학년 모 학생이 그 학생임을. 수업 안 들어오는 여교사들을 일부러 어깨를 치며 지나간다고, 그래도 모른 척 하라고... 그때 들으며 경력 20년 넘지만 살다살다 그런 이야긴 처.. 2024. 3. 26.
비포스쿨 이야기부터 해보자 올해 깨달은 것. 교육청이고 학교고 그냥 막 던지는구나. 새학교 발령 받고 이틀간 새학교에서 연수하는데... 세상에... 이틀 연수 끝난 다음날 바로 비포스쿨 4시간 연속 수업하란다. 아니, 아직 노트북과 프린터기 연결도 안 됐고 교실 기자재 사용도 어색하고, 심지어 교실엔 티비 대신 그 옛날 빔이고... 어쩌라는 거야... 게다가 반별 명단도 정리되어 있지 않고... 담날 애들 오는데 전날까지 명단 없음. 실무원이 다 못하겠다고 했다고 비포스쿨 전날, 담임들이 단톡방 만들어 연락하라고... 하아... 이런 주먹구구 처음 봄. 2월에 단톡방 만들면 남은 날들 저희끼리 톡하다 사고 나면 우짜라고... 게다가 폰 없는 애들도 있는데... 그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차라리 우리가 지금 연락처 파일 만들테니 .. 2024. 3. 24.
교사에게 연구실은 꿈인가 책상이 옛날보다 좀 커졌지만 여전히 너무 작은 공간. 책 놔둘 데가 없어 책상 앞에 쌓아둔 박스.. 차가 없어 집에 못 옮겼다. 개학하면 치워야지. 이런 콜센터 같은 공간에서 무슨 연구가 되겠나. 20년 동안 진짜 변한 게 하나도 없음. 2023. 2. 28.
이노무 클릭질, 호모 클릭시스?? 연말연시가 가까워오면서 각종 부서에서 계속 알림이 온다. 필수 연수 이수했냐고. 실은 난 일 년 80시간인가 연수 안 들은 지 오래됐다. 걍 안 듣고 B등급 받을래, 이다. 박사학위까지 받았는데, 뭐든 걍 스스로 공부하면 되지 타인의 연수가 실은 그리 필요치 않다. 내가 스스로 연구할 시간이 절대 부족할 뿐. 나에겐 시간만 있으면 된다. 연구할. 근데 그 생활도 이제 끝나가나보다. 뭔, 법정 의무 연수가 이리 많나. 법정 의무 연수 많으로도 수십 시간 채울 듯. 다문화 연수, 감염병 연수, 학교폭력예방 연수, 아동학대 연수, 성인지 감수성 연수, 긴급복지 신고 의무자 연수,,, 헉헉 아직 덜 썼다. 생각나는게 이 정도. 거기다 결핵 연수까지.... 그거 들을 시간이 어딨나. 다 클릭질인데 연수를 몇 분마.. 2022. 11. 24.
간식비 예산은 넘쳐나고 2학기에 또 1인당 2만원이 내려왔다. 야구장 가자는 의견 희망자 적어 불발 내가 권하는 책은 애들이 싫대 10반에서 통 크게 1인1닭 주문한 걸 보고 딴 반도 난리난리. 우리도 결국 간식으로 낙찰. 죽어도 치킨은 싫다는 둥 의견 분리 결국 떡볶이, 피자, 치킨 세 집에서 주문. 양 많아 전날 주문하는데 떡볶이 맵기가 5단계라네 아 몰라, 애들 톡은 빨랑 안 오고 1단계, 2단계 섞어 주문, 당일날 가위바위보로 결정. 정부야, 제발 집집마다 걍 5만원씩 주거나 애들한테 나라가 주는 용돈이라고 바로 꽂아줘라. 학급비의 최종 도착지는 맨날 학교 근처 햄버거집이란다. 맨날 나한테 돈 쓰라고 돈을 주니. 아님 어려운 사람 선정하라 해서 그 집에 몇 백 주든가. 문화예술체험 갈라 해도 애들 학원 시간 땜에 하루도.. 2022. 10. 15.
제발 줄 좀 그만 세우자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고등학교는 답이 없다. 내신 등급 체제를 고수하는 한. 1등급이 몇 명 이상이면 그 학교 1등급이 없어지길래 어떻게든 시험 문제 꼬아서 내야 하고, 한 문제 때문에 등급이 갈리고, 애들 피말리고, 그래서 무슨 교육이 된단 말인가. 수능은 더 문제고. 줄을 공정하게 세우는 것이 교육의 목표인가. 교육이 줄 세우기인가. 개인의 깨어남이지. 책장 정리를 하다가 옛날 책 사이에서 성적표가 하나 툭 나왔다. 자그마치 약 30년 전의 성적표. 등수 보고 내가 깜짝 놀랐다. 아니 나 공부 잘 했었네? 등수에 큰 관심 없었고 또 고3 때만 잘해서 내가 공부 잘했다는 자의식이 거의 없었다. 지방국립대를 나와서 잘난체 할 것도 별로 없었고. 지방대를 나온 건 인간성에는 아주 도움이 된다. 뭐, 잘난 .. 2022. 2. 6.
배움은 책상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1월 1일 일출을 보러 동네 천을산에 올라간 날, 학생들이 친구들끼리 많이 올라왔다. 울 학교 학생들도 몇 만났으니까. 해돋이를 보고 하산하는 길, 고등학생 몇의 대화가 귓전에 박힌다. 대륜고 같았다. "여기가 해발 천 미터쯤 되나?" 다른 녀석이 말한다. "여기 해발 써도 되나?" 참다참다 못해서 참견했다. "여기 200미터예요." 실은 156미터다. 학생이 100미터에 충격받을까봐 대충 200미터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학생들을 지나쳐 내려가는데 뒤에서 난리가 났다. "야 이 바보야, 아주머니께서 얼마나 답답하면 말해주고 가셨을까?" "한라산이 1800미턴가 그런데 여기가 우째 천 미터겠노?" "완전 바보다 바보.... 어쩌구저쩌구...." 한라산은 1950미터인데, 난 속으로 말했다. 그리고 알았다... 2022. 1. 14.
지식과 지혜의 차이 지금까지 들은 설명 중 가장 간명하고 핵심을 잘 표현했다. - 지식 : 쌓는 것, 아는 것이 많은 것. 고정관념을 갖게 됨. - 지혜 : 지식과 반대 방향. 고정관념이 없는 것, 사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음. 그동안 배운 지식을 내려놓는 것, 생각이 열려 있고 선입견이 없기에 창의적. 해체의 지혜. 허무는 게 지혜이므로 머리가 좋다고 되는 게 아니고 모든 사람이 갈 수 있는 길. 불교 수행의 길. https://youtu.be/rfkuHFQEYg8 2022. 1. 14.
엘리베이터에서 본 한 장면, "학교 안 가면 안 돼?" 우리집 19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아래아래층 쯤에서 세 가족이 탔다. 대여섯 살 되어보이는 여자아이와 삼십대로 보이는 부부. 키가 작은 그 꼬맹이가 갑자기 심각한 눈빛으로 엄마를 올려다보며 또록또록 말을 한다. "엄마, 나 학교 안 가면 안 돼?" 아이의 엄마, 아빠도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한 표정으로 물어본다. "왜?" 아이의 대답. "문제가 너무 어려워." 이어서 너무나 진지하게 당부를 한다. "나 입학 안 하면 안 돼? 학교 안 가면 안 돼?" 대여섯 살이 아니고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인 모양이었다. 엘리베이터는 1층에 금방 도착했고 가족은 사라졌지만, 내가 본 그 장면이 한동안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딱 보니 짐작 가는 상황이다. 초등 입학한다고 선행학습을 빡세게 시켰던 듯. 아.. 2022.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