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없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다. 전직 TV 프로듀서였으나 이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쇼감독 조아킴, 그리고 풍만한 몸매를 지닌, 젊지도 늙지도 않은 뉴벌레스크 댄서들. 이들의 스트립쇼는 전혀 선정적이지 않다. 타인에게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들이 그들 자신의 감성으로 무대를 채우기 때문이다. 음악에 맞춰 흔들리는 가슴도 야하지 않았다. 그건 살아있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몸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 미국에서 프랑스까지 댄서들을 데리고 온 조아킴은 빠리 입성을 꿈꾸지만 지인들은 차갑게 거절한다. 이들의 무대는 프랑스의 소도시를 전전하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비관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빛나는 별이 아님을 알고 있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은 더이상 젊지 않고 그들의 쇼는 그다지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조아킴이 말했듯 언젠가는 사라지고 끝날 운명.
하지만 그들은 지금 그들 삶의 '오솔길'을 조금씩 음미하며 걷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 그 오솔길엔 화려한 성공과 재기는 없지만 그들이 그간 쌓아온 우정과 여행의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쇼 뒤에 찾아드는 공허감과 공백 또한 좌충우돌, 웃음과 활력으로 메워나간다.
그들은 아마 빠리에 가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느낄 수 있다. 조아킴과 댄서들이 서로의 존재를 긍정하며 그들 앞에 놓인 삶의 오솔길을 계속 씩씩하게 걸어갈 것임을. 그 길엔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그들 자신들을 위한 쇼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웃으며 쇼를 시작한다. "신사, 숙녀 여러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