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30만이 참전한 베트남 전쟁. 미군이 한국군을 교전 지역 마을 탐색에 주로 배치했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가장 끔찍한 종류의 학살은 한국군에 의해 자행되었다 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민간인을 가장 많이 학살한 주범이 한국군이었다는 것. 그 결과 베트남 전역에는 '만대에 이르기까지 그 만행을 잊지 않겠다는' 한국군 증오비가 마을 사람들에 의해 세워져 있다. 그리고 45년이 지난 지금, 미군에 의해 희생된 지역에는 피해 보상 및 사과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반해 한국군에 의해 희생된 지역에는 그 어떤 사과나 방문도 없다고 한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 이재갑 선생이 베트남 곳곳에 있는 이러한 한국군 증오비를 촬영한 사진집이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마치 에세이처럼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특별한 느낌을 준다. 한국에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비가 있다면, 베트남에는 한국군 증오비가 있다. 두 나라는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이 이렇게 다르다. '하나의 전쟁, 두 개의 기억'인 셈이다. 우리의 기억이 온전하고 진실하지 못하다면 이제는 진짜 기억을 찾아나설 때가 왔다. 이 사진집은 그 특별한 한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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