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아주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 그 날따라 제목이 낯설고 새롭게 다가왔다. 책 제목이 누군가의 '슬픔'이라니........! '슬픔'이라는 단어에 매혹되어 다시금 책장을 펼쳐들었고 페이지를 하나씩 넘기며 젊은 베르테르가 보고 듣고 느낀 세계의 촉감 속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젊음이란 자신을 송두리째 던질 수 있는 힘이라고. 세계로부터 받은 인상을 관습이라는 필터로 여과하지 않고 가장 정직하게 수용할 수 있는 힘이라고. 기쁨이건 슬픔이건 그 무엇이든간에 일백퍼센트 느끼고 그 감성에 자신을 맡길 수 있는 힘이라고. 우리의 노동과 일상은 그 힘을 조금씩 갉아먹는다고.
베르테르의 편지를 따라가면서, 그를 매혹시킨 자연과 그에게 혐오감을 준 가식적인 귀족사회와 그가 무엇보다도 사랑한 한 여인에 대한 베르테르의 섬세한 감성의 결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결말은 비극적이지만, 예(1774)나 지금이나 세상은 시인에게 가혹하지만, 시인의 감수성이야말로 이 거친 세계 앞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포즈가 아닐까 싶다. 베르테르가 보여준 것이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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