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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올레2

다시 봄이 우리 곁에 - 금호강에서 12세기에 살았던 힐데가르트 폰 빙엔은 하느님을 ‘녹색의 영’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녀는 하느님의 푸르름에 매혹되었고 세상을 푸르게 하는 그 힘이야말로 모든 선의 모범이라고 여겼지요. 중세의 교조적인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혁명적인 영성입니다. 4월 첫째 주, 봄햇살, 봄기운으로 가득한 금호강변을 걸으며 푸르름을 깊이 사랑하고 푸르름이 곧 신이라고 말했던 힐데가르트를 떠올렸습니다. 울창한 여름도 좋지만 새봄에 막 피어난 꽃과 연둣빛 잎사귀들, 대지를 점령해가는 푸릇푸릇한 기운, 이들이 뿜어내는 생동감은 특별합니다. 천지만물에서 신이 태어나는 순간입니다. Original blessing이지요. 내 가슴에서도, 그대 가슴에서도, 새로운 봄이 시작되기를. 2009. 4. 14.
도심 속 작은 자연, 금호강변을 걷다 대구 녹색소비자연대에서 찾은 걷기 좋은 길, 금호강변을 걷다. 2~3시간 동안 강을 따라 걸으면서 이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그래도 살아있는 ‘작은 자연’을 만났다. 도시는 자연과 완벽하게 격리된 공간이다. 가로수가 늘어서 있고 꽃이 피어나고 공원과 호수가 있지만 그 모두는 인공적인 세계 속에 갇혀서 저마다 따로따로 서 있을 뿐 이 도시에 자연은 없다. 자연은 하나의 전체적인 세계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움직이는 세계, 인간의 법칙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이 작동하는 세계. 강물이 굽이쳐 흐르고 새가 날아들고 그 옆으로는 갈대와 풀이 무성하고 이 모두가 서로 어울려 계절마다 다른 소리를 내는 것, 하나의 완전한 세계, 그것이 자연이다. 이 자연이 금호강을 따라서 애처로울 정도로 희미하게 살아 있었다. 조.. 2009.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