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1 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 - 신영복 신영복 선생의 서울대 초청강연집. 이분의 문장에 깃든, 체화된 언어에서 나온 품격과 깊이는 이 책에서도 변함 없었다. 얇은 책이지만 삶과 세상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넉넉한 울림을 담고 있었다. 에밀레종처럼 멀리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소리랄까. 선생은 감옥 생활 20년이 자신에게 진정한 의미의 큰 배움터 '대학'이었다고 말한다. 주체와 대상을 딱 갈라서 주체가 대상을 분석하는 근대적 문맥을 존재론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곳이었다고. 선생에게 그곳은 주체가 자신의 사유의 테두리 안에서 대상을 해석하는 데서 벗어나 타자의 삶의 자리 속으로 침투해들어가 그와 공감하는, 그래서 자신의 삶까지 스르르 변화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선생이 감옥에서 겪은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심금을 울리는 내.. 2011. 4.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