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러 시내에 간 날,
지하철 반월당역에서 낯설고 기이한 풍경과 마주쳤다.
문재인 구속, 주사파 척결, 미군철수 결사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자유통일 이룩..
이 다섯 가지 의견이 왜 하나로 엮이는 지도 의문이지만
내게 이런 풍경은 마치 타임슬립 같다.
2023년을 살다가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1950년대에 도달한 그런 느낌이랄까.
어쩌면 이분들은 정신적으로 그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영원히 그 시대에 고착된 분들.
극장에서 영화 '살바도르 달리'를 보고 나오니
저녁 6시 반, 아직 어둠이 깔리기 전이었다.
웬 일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집에서 나올 때와 달리 날씨가 쾌적해졌다.
시내 한 바퀴 걷고 집에 돌아가야겠다 싶어서
무심히 걷다가 2.28공원에 닿으니
시국미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전날 일요일 미사를 못 보았기에 잘 되었다 싶어서 미사에 참여했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 70분이 입장하실 때
포스가 대단했다. 이분들을 이렇게 단체로 뵙긴 처음이다.
자본과 금력을 빼고는 모든 권위가 사라진 시대지만
아직 사제단은 권위가 있었다. 이분들이 개개인이 아니라
사제단으로 존재하기 때문인 듯했다.
그리고 많은 수녀님들이 참석하셨는데
무슨 수녀회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얀 옷을 입은 수녀님들은
실로 성스러웠다.
성직자 수도자들이 세상의 목소리를 거슬러서
옳은 방향을 제시해주는 분들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구나 싶었다.
공동체의 힘을 느꼈다고 할까.
피곤해서 미사만 보고 돌아오느라 집회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가톨릭 신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가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가톨릭 사회 교리 책을 다시 정독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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