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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을 적다

11월의 거리에서

by 릴라~ 2009. 12. 6.




-> 지난 달, 집 앞 거리에서 찍은 사진.
    빛나던 가을은 이제 자취를 감추고 긴 겨울의 시작이다.


은행잎이 떨어진다

봄날 햇살 한 자락이

여름 소낙비 한 줄기가

가을 눈부신 하늘 한 조각이

떨어진다


바람 한 번 지날 때마다

우수수 떨어진다

그 길 위의 차들도

그 길 위의 시간도

함께 떨어진다

 

땅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자신을 던지며

마지막 누울 곳을 찾는다

 

그의 운명이 우리와 다르지 않으니

우리 또한 이 가을에

어디에 마음을 뉘일까

우리들의 시간은 어떤 빛깔로 물든 후에

이 가을 이별을 고할까

 

11월의 거리에

은행잎이 진다

내 마음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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