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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해수욕장2

낯선 곳의 아침 - 제주올레 10코스 낯선 곳에서 맞는 아침은 시간의 다른 차원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우리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다르게 지각된다. 잠에서 깨어날 때 피부에 닿는 공기의 질감이 다르고 창으로 비쳐드는 햇살의 강도가 다르고 차창을 열면 만나는 풍경의 색감이 다르다. 아침 밥맛이 다르고 식후에 마시는 차맛의 깊이가 다르고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단 일박일지라도,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에 돌아오는 일정이 주지 못하는 시간의 깊이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모든 아침은 그래서 '세상의 첫 아침'이다. 이 아침의 신성한 기운이 좋아서 가끔 누구도 이 공간에 들여놓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예전에 누구와 여행할 때도 문득 스쳐가는 생각에 나 스스로 놀란 적이 있다. 상대방이 알면 섭섭하겠지만 이 아침을 홀로 만끽하.. 2009. 7. 7.
안덕계곡에서 화순해수욕장까지 - 제주올레 9코스 다정한 숲길, 안덕계곡 박수기정을 지난 길은 들판과 마을을 거쳐 안덕계곡으로 이어진다. 안덕계곡 숲길은 9코스의 하일라이트였다. 거칠고 험한 자연이 아니라, 누군가 귓전에 속삭이는 것 같은 다정한 숲길. 전설에 따르면 태초에 7일 동안 안개가 끼고 하늘과 땅이 진동하며 태산이 솟아날 때, 암벽 사이에 물이 흘러 계곡을 이루며 치안치덕(治安治德)하는 곳이라 하여 안덕계곡이란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예로부터 많은 선비들이 찾던 곳으로 김정희, 정온 등도 이곳에 유배되어 후학을 가르치고 절경을 즐겼다고. 그 시절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있지는 않겠지만(귤밭 등으로 훼손되었다 함), 나는 뭍에서 만나기 어려운 고요한 계곡길의 정취에 반했다. 그 길에서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만, 부드럽고 나직하고 맑고 가벼운 .. 2009.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