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Y대에서 비대면 특강 촬영을 했다. 주제는 <내 수업은 시민교육인가--중등국어 교육과정을 돌아보며>. 아는 교수님 요청이라 거절하기 어려워 준비했는데, 조금 더 내용을 잘 정리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목표를 다시 점검하고, 내 수업이 추구하는 방향을 정리해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강의 자료 준비하며 수업활동 자료를 이리저리 찾다가 작년에 한 '북까페' 활동을 발견했다. 학생들이 굉장히 즐겁게 참여하고, 인기 있었던 활동이다. 그때 자료를 다시 보니, 활동 속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느끼는 바가 다양해서 교육적 경험으로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가 알려주지 않아도 활동 속에서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 앞으로도 이런 경험을 많이 조직해봐야겠다 싶다.
활동이 잘 되려면 활동에 앞서 준비를 차근차근해야 한다. 활동은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 후에 이루어졌다. 우선 반에서 자신이 읽을 책을 친구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할 홍보대사 6명을 뽑는다. 이 아이들이 까페지기가 되어 교실에서 6개의 북까페를 여는 수업이다. 까페를 열기 전에 아이들은 자신이 흥미 있는 책, 알고 싶은 책을 미리 골라보고(활동 당일 다른 까페에 갈 수도 있지만), 자신이 할 질문도 미리 만들어보고(이때 다양한 질문의 예시를 미리 줌) 사전 준비를 한 뒤에 까페를 연다.
북까페 당일에는 교실에 홍보대사 포함하여 한 까페에 4~5명이 앉도록 자리를 배치하고 시작한다. 홍보대사는 부스러기가 안 생기는 가벼운 간식 준비해서 자리를 잡는다. 홍보대사 6명을 제외한 학생들은 한 시간 수업에 3개의 까페를 방문하게 된다. 까페마다 "홍보대사 설명 - 질문 - 답변 - 자유대화" 순서로 진행하고 참여자는 한 가지 이상 질문을 의무로 해야 한다. 교사가 마침 시간을 알려주면 학습지에 질문-대화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고, 다음 까페로 이동. 아이들이 한 까페에 많이 몰리면 가위바위보로 해결. 활동이 끝나면 다음 차시에는, 설명을 잘한 사람, 질문을 잘한 사람을 찾고, 내가 읽고 싶은 책, 전체 소감 등을 가볍게 정리한다.
"책 대화는 재미 없을 줄 알았는데 재미있었다" "누가 말을 잘하는 지 알게 되었다" "친구들이 내 예상보다 설명을 아주 잘 했다" "00 질문이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었다" "00가 모두가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질문을 잘했다" "00가 열심히 설명하고 경청을 잘했다"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생각해온 티가 났다" "간식 있는 조로 몰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미있고 억지로 질문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재미있었다" "내용을 요약하거나 질문할 때 핵심을 잘 짚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책으로 대화를 나누는 경험도 의미 있지만, 이처럼 활동 중에 학생들이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다양하게 배우고 느끼는 점이 좋았던 활동. 올해는 모둠수업 금지라 이런 걸 전혀 못한다. ㅠㅠ
<1차시 사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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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시 북까페 활동 중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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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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