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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만들어진 200km 도보여행길
23년간의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을 걸은 여자, 오랜 직장 생활과 도시 생활 끝에 만신창이가 된 몸은 걸으면서 걷기가 가져다주는 느림과 평화로움, 아름다운 자연의 기운에 의해 치유된다.
돌아와서 그녀는 제주에 도보여행길을 만들기 시작한다. 제주는 그녀가 오래 전에 떠나왔던 고향. 산티아고길을 걷는 내내 그녀는 고향 제주의 풍광을 마음속에 떠올렸다고 한다.
1구간부터 만들기 시작한 길은 이제 11구간 200km에 이르는 길이 되었다. (저자와 동료들의 꿈은 제주를 관통하는 800km의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책에는 7구간까지 설명되어 있다. 제주가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거칠고 야생적인 자연의 아름다움, 그 속에서 살아간 저자와 주변 사람들의 삶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관광으로는 결코 보고 들을 수 없는 '살아있는 섬' 제주의 매력을 전해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며, 제주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문체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좀 더 정련된 문장이 아쉬웠다.) 스페인 산티아고길을 걸은 기록도 책 내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에도 이렇게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감동적이다. 길의 이름은 제주도 토박이말, '올레', 이름하여 '제주 올레'. 올 겨울에는 올레길을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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