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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원한 김어준표 인생 장악법
올 11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 예스24 메인에 떴길래 지체없이 구매했다. 딴지 총수 '김어준'의 상담집인데, 인터넷에서 몇 편을 재미나게 읽었던 터라 책으로 묶여 나와서 반가웠다.
사실 나는 상담집을 참을성 있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도 몇 쪽 이상 넘기기가 어려웠다. 가족, 친구, 연애, 취업, 직장 등의 고민거리들을 읽기에는 나 자신 그러한 고민으로 밤을 지새웠던 시기를 이미 지났기 때문에.
그런데 이 책 '건투를 빈다'는 너무 재미있었고 배울 점이 있었고 또 읽으면서 가슴 한 켠이 시원했다. 김어준표 문체, 짧고 명쾌하고 시니컬한 말투 속에 담긴 저자의 확고한 삶의 철학이 넘 마음에 들었다. 한국 사회에서 이처럼 대놓고 '정답'을 말해주는 이가 김어준 말고 또 있던가.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인간 관계의 진실을 콕 집어 내는데, 그것은 그의 가치관/세계관이 그 자신의 다양한 삶의 경험과 사색을 통해 튼튼하게 정립된 것이기에 가능한 일.
김어준은 개인주의자다. 그는 가족/사회/국가 등 집단의 이익이 결코 개인의 행복에 우선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인간은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므로 그는 자신의 욕망이 아닌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김어준이 보기에 한국 사회는 존재욕보다 소유욕을 중시 여기는 병적 사회이며, 한 인간이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조차 모르도록 양육하는, 자신의 행복권과 삶의 책임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미성숙한 사회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답지는 세상에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독자들의 갖가지 문제 상황에 대한 그의 조언은 분명하다. 자존감을 기르고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라고.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돌아올 모든 결과, 타인들의 비난까지 기꺼이 감수하라고. 그렇게 삶의 공포와 정면으로 마주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장악력을 확보하며 한 개인으로 성숙해갈 수 있다고.
프랑스에서 십여 년을 살다온 분이 그러더라. 프랑스는 정말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100% 살 수 있는 사회라고. 다만 죽을 때도 혼자 죽어야 된다고. 그만큼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 절대적이란 이야기다. 한국처럼 사람과 부대끼며 서로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살기 어려운 사회라고도 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자기 마음대로 살고 혼자 죽는 것과, 수많은 간섭 속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사는 것 중에서 뭐가 좋으냐고. 절반 이상이 혼자 죽더라도 마음대로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자신과 타인의 절대적 차이를 인정하는 것(철학에서는 '존재론적 차이'라고 부른다), 나와 타인이 다른 욕망을 갖고 있으며 다른 욕망을 실현할 때 행복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선진국에선 기본 중의 기본인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는 언감생심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도 잘 안 된다. 자신과 타인 사이의 경계를 인식하고(경계를 뛰어넘는 것은 그 다음 일) 가족/사회/집단에 대한 개인의 단독성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다양성의 참된 가치가 우리 사회에 스며들기 어려우리라.
우리 사회가 김어준 같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평균치인 그런 사회가 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이 책에서 새겨들을 내용이 많지만 그것을 한 마디로 줄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될 것이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순수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하라!'
올 11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 예스24 메인에 떴길래 지체없이 구매했다. 딴지 총수 '김어준'의 상담집인데, 인터넷에서 몇 편을 재미나게 읽었던 터라 책으로 묶여 나와서 반가웠다.
사실 나는 상담집을 참을성 있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도 몇 쪽 이상 넘기기가 어려웠다. 가족, 친구, 연애, 취업, 직장 등의 고민거리들을 읽기에는 나 자신 그러한 고민으로 밤을 지새웠던 시기를 이미 지났기 때문에.
그런데 이 책 '건투를 빈다'는 너무 재미있었고 배울 점이 있었고 또 읽으면서 가슴 한 켠이 시원했다. 김어준표 문체, 짧고 명쾌하고 시니컬한 말투 속에 담긴 저자의 확고한 삶의 철학이 넘 마음에 들었다. 한국 사회에서 이처럼 대놓고 '정답'을 말해주는 이가 김어준 말고 또 있던가.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인간 관계의 진실을 콕 집어 내는데, 그것은 그의 가치관/세계관이 그 자신의 다양한 삶의 경험과 사색을 통해 튼튼하게 정립된 것이기에 가능한 일.
김어준은 개인주의자다. 그는 가족/사회/국가 등 집단의 이익이 결코 개인의 행복에 우선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인간은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므로 그는 자신의 욕망이 아닌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김어준이 보기에 한국 사회는 존재욕보다 소유욕을 중시 여기는 병적 사회이며, 한 인간이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조차 모르도록 양육하는, 자신의 행복권과 삶의 책임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미성숙한 사회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답지는 세상에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독자들의 갖가지 문제 상황에 대한 그의 조언은 분명하다. 자존감을 기르고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라고.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돌아올 모든 결과, 타인들의 비난까지 기꺼이 감수하라고. 그렇게 삶의 공포와 정면으로 마주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장악력을 확보하며 한 개인으로 성숙해갈 수 있다고.
프랑스에서 십여 년을 살다온 분이 그러더라. 프랑스는 정말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100% 살 수 있는 사회라고. 다만 죽을 때도 혼자 죽어야 된다고. 그만큼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 절대적이란 이야기다. 한국처럼 사람과 부대끼며 서로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살기 어려운 사회라고도 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자기 마음대로 살고 혼자 죽는 것과, 수많은 간섭 속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사는 것 중에서 뭐가 좋으냐고. 절반 이상이 혼자 죽더라도 마음대로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자신과 타인의 절대적 차이를 인정하는 것(철학에서는 '존재론적 차이'라고 부른다), 나와 타인이 다른 욕망을 갖고 있으며 다른 욕망을 실현할 때 행복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선진국에선 기본 중의 기본인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는 언감생심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도 잘 안 된다. 자신과 타인 사이의 경계를 인식하고(경계를 뛰어넘는 것은 그 다음 일) 가족/사회/집단에 대한 개인의 단독성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다양성의 참된 가치가 우리 사회에 스며들기 어려우리라.
우리 사회가 김어준 같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평균치인 그런 사회가 되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이 책에서 새겨들을 내용이 많지만 그것을 한 마디로 줄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될 것이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순수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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