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함 맨 뒤까지 의자가 꽉 채운...
1968년 지은 비좁은 교실에 28~29명 학생들...
그 답답한 공간이 일순간 성당이나 절처럼
성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서른 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모두 입을 맞춰
힘차게 시를 낭송할 때다.
그 맑고 청명한 소리의 기운이 공간을 가득 채우면
그 순간만큼은 여기보다 더 아름다운 곳은 없으리라 여길 만큼
좋은 기운이 교실 공간을 감돌게 된다.
아이들 목소리가 예뻐서 더 그런 느낌이 나는 듯...
시를 다같이 낭송할 때면
떠들고 산만하고 시장바닥과 다름 없을 때와는
전혀 다른 시공간이 펼쳐진다.
그리고 윤동주의 '새로운 길'이
얼마나 라임이 잘 맞는지
얼마나 맑은 기운을 주는 시인지도
새롭게 깨닫게 된다.
이처럼 단체 낭송에 최적화된 시도 잘 없을 듯...
지금은 소설에 들어가면서
소설의 재미와는 별개로 교실이 또다시 산만해지고 있는데
시 수업을 안 할 때도 수업 시작을
낭송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엔 좀 더 도전적인 색깔이 있는 시로...
껍데기는 가라,, 는 어렵고, 도종환의 '담쟁이로 할까'...
시 수업 끝나고 시 수업을 그리워하고 있다.
시 수업은 교사가 잘 가르치는 게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이 다같이 시를 낭송하면서
낭송의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게 잘 중요하다.
낭송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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