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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소설, 시

브리다 - 파울로 코엘료

by 릴라~ 2014. 11. 2.

 

 

알라딘 중고샵에 팔 책들을 정리하다가 코엘료의 <브리다>를 발견했다. 예전에 읽고는 시시한 소설이라고 생각해서 팔 책으로 분류해 놓은 것이었는데, 책장을 몇 장 슥슥 넘기다가 이야기에 빠져들어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게 되었다.  역시 모든 이야기는 그것을 읽을 때의 상황과 감성이 그 이야기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 같다. 이야기가 새롭게 읽힌 건 어쩌면 지금이 가을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군더더기 없는 소설이었다. 문체는 우아했고 삶과 사랑에 대해 질문하는 스물 한 살 브리다와 지혜 깊은 마스터들의 대화가 맑고 청량했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물음은 '소울메이트'는 존재하는가이다. 작가의 대답은 간명하다. 우리는 한 번의 생에서 한 명 이상의 소울메이트를 만나게 된다고. 이 소울메이트는 내 마음에 드는 완벽한 이상형의 연인도 아니고, 바람둥이 남자가 자기 욕망에 대한 변명으로 아내에게 소울메이트를 찾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대상과도 전혀 상관 없다. 사랑은 자기 길을 보여주는 것이지 어떤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울메이트는 우리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해주는 만남을 의미한다. 그 만남은 짧게 스쳐갈 수도 오래 지속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분명해진다는 점에서, 자기 길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시간의 지속과 상관없이 운명적인 만남이다. 작가는 말한다. 그것이 삶의 진정한 기적이라고. 그러므로 여정을 즐기라고. 우리가 받아들이건 말건 우리를 이끌어주는 힘이 있음을 믿고 삶의 매순간을 뱀과 전갈이 아니라 우리를 보호해주는 힘으로 채우라고. 그러면 삶은 우리가 있어야 할 그곳으로 우리를 인도할 거라고. 그 길은 어두운 밤을 포함하지만 여정 전체는 신의 자비와 축복 속에 있다고.

 

 

"모든 이들은 자기 재능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보려고 하지 않아. 그대는 자신의 재능을 받아들였네. 자신의 재능을 만난다는 것은 세상과 만난다는 의미인 게야."

"하지만 왜 그래야 하나요?"

"신의 정원을 가꾸기 위해."

 

"삶이란 이런 것일세. 실수의 연속이지. 수백만 년 동안 세포는 정확히 똑같은 방법으로 번식해왔어. 그런데 그중 딱 하나가 실수를 저질러서 그 끝없는 반복 속에 변화가 생겨난 것이야. 실수가 세상이 움직이도록 추동한 거야. 실수를 결코 두려워하지 말게."

 

"생이 그대에게 주는 것은 보두 받아들이고, 그대 앞에 놓인 잔은 모두 마시게. 포도주란 모두 맛보아야 하는 것이지. 어떤 것은 한모금만 마시고, 또 어떤 것은 병째 마셔야 하네."

"그걸 제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맛으로. 나쁜 와인을 맛본 사람만이 좋은 와인의 맛을 아는 법이지."

 

"꽃 속에 사랑의 진정한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꽃을 선물해. 꽃을 소유하려는 자는 결국 그 아름다움이 시다는 것을 보게 될 거야. 하지만 들판에 핀 꽃을 바라보는 사람은 영원히 그 꽃과 함께하지. 꽃은 오후와 저녁노을과 젖은 흙냄새와 지평선 위의 구름의 한 부분을 담고 있기 때문이야."

 

 

 

 

 


브리다

저자
파울로 코엘료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10-2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36개 언어 번역 출간, 전세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살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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