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수업.
'동백꽃'은 드물지 않게 마주치는 작품이다.
이번 동백꽃 수업에서는 단어 공부에 특별히 2시간을 할애했다.
60여 개의 고유어를 모두 정리하여 학습하고 시험을 치고 읽어서 작품 읽기는 훨씬 수월했는데
줄거리 괄호 채우기를 안 하고 본문 해석에 들어간 점이 아쉽다.
역시 중학생은 줄거리 확인을 반복해서 해야 한다.
작가 김유정의 짧은 생애에 대해 가능한 성실히 소개하고
소설은 사춘기 '남녀의 밀당'에 초점을 맞추어
서로 다른 감정선을 그리는 남녀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를 섬세하게 읽어내고자 했다.
내용 자체가 워낙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어서 아이들도 잘 따라왔다.
인터넷에 떠도는 남성어, 여성어의 차이를 보여주고
남녀 주인공이 내뱉은 말의 이면에 놓인 진짜 의미를 해석했는데 아이들이 잘 이해했다.
수탉, 감자, 동백꽃이라는 소재의 상징적 의미도 쉽게 다가왔다.
대부분 아이들은 우투리, 토끼전, 동백꽃, 1학기에 다룬 이들 세 개의 이야기 중에서
동백꽃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을 만큼 이 소설을 좋아했다.
청소년의 발달 단계에 잘 맞는 작품인 것 같다.
수업이 다 끝나고 나서 드는 생각은
소설의 내용만 다루지 말고 좀 더 확산적인 질문을 던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일제강점기인 당시 1930년대에 김유정 작가는 왜 이런 이야기를 썼을까?
오만가지 병으로 고통받던 김유정은 이 이야기를 통해서
고향 마을의 동백꽃 향기와 순박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자신이 잃어버린 건강과 청춘의 생기발랄함을 그려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국문학사적 관점이 아니라, 창소년 교육의 관점에서
소설에서 무엇을 읽어내고
소설을 통해서 무슨 질문을 던지고
어떤 것들을 사유해야 할까?
작품을 하나씩 끝낼 때마다 물음과 아쉬움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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