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본편"과 함께 교토 여행의 필독서라 할 만하다. 교토의 문화 유적을 과거 한일 문화 교류와 현재 한일 관계에 비추어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관점이 비슷하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문화 유적 별로 설명하고 있다면, 이 책은 교토의 역사를 시대별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읽은 갖가지 내용을 다시 한 번 잘 갈무리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교토는 천 년 이상 일본의 수도였기에 교토의 역사를 통해서 일본사를 구체적이고 쉽게 꿰뚫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의 한일 관계사도 빼놓지 않고 다루고 있다.
교토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도래인'과 함께 문명이 시작된 곳이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도시이자, 메이지 천황이 자란 곳이기도 해서 우리 역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곳이다. 이 두 사람은 지금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지만, 우리에게는 원수라는 점에서 한일 관계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바다 건너 왜적을 막겠다는 문무대왕릉에서 보듯이 일본이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였지만, 유럽 여러 나라들간의 질곡의 역사와 비교할 때 임진왜란과 근대 100년을 제외하고는 관계가 나빴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마 한일 간의 진정한 동반자 관계는 한국의 경제력과 문화가 일본에 버금가서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고 한국을 대등한 파트너로 인정할 때 가능하지 않을까. 일본이 사과하지 않는 것은 사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에게 여전히 우월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교토 여행자 뿐 아니라 일본사 입문자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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