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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기록/서울, 경기

수원화성, 이 순서대로 보세요 / 화성행궁, 팔달산 서장대, 팔달문, 장안문, 북수문, 동북각루 / 수원 여행 #2

by 릴라~ 2021. 3. 9.


2020년 8월 일주일 국내여행 3~4일차

 

수원 화성을 걸었습니다. 


https://youtu.be/Zk2Z2NOlErY



수원화성은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북한산 자락을 끼고 있어 다소 험준한 면이 있는 서울 성곽길에 비하면 야트막한 산과 언덕을 따라 세운 수원화성은 훨씬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이었다. 말년을 이곳에서 보내고 싶어 아름다운 성을 지었던 정조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일찍 승하하지만 이백년 뒤의 후손들은 그 덕에 조선 후기 건축의 백미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건축은 당대 모든 기술과 예술이 집약된 것이다. 수원화성을 보며 조상님들의 솜씨에 탄복했다. 일본 오사카성 등과 비교하면(그 성도 매우 훌륭하지만) 수원화성의 ‘자연미’가 얼마나 특별한 것인가를 느끼게 된다. 주변 지형을 살려 구불구불 이어진 성곽길도 운치가 있고, 크기가 다른 돌을 퀼트처럼 짜맞춘 성벽은 예술 그 자체다.

수원화성 전체를 다 보진 못했다. 남문인 팔달문과 북문인 장안문 중심으로 보았다(서문과 북문은 다음 기회에~). 성곽길을 한 바퀴 다 걸으려면 일박이일로 부족하다. 우리는 첫날에 융릉과 건릉,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여정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화성행궁은 규모가 크지 않고 평범하다. 행궁 옆 산길을 따라 서장대에 올라가서 팔달문 방향으로 내려왔고 다음날, 장안문에서 북수문 일대까지 걸었다. 서장대 부근이 산길이라면 장안문 일대는 도심이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장안문에서 북수문 거쳐 동북각루까지.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정조는 아마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사후 백년 뒤에 조선이 망할 줄은. 현명하고 박식했으며 올바른 정치를 위해 정말 애썼지만 성리학으로 그 시대를 뚫고 가려한, 세계관이 협소했던 군주. 왕권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유연한 시야로 세계 정세를 읽어내는데 한계가 분명했을 것이다. 그의 사후 세도정치가 시작되고 그는 흥선대원군을 제외하면 조선의 마지막 왕다운 왕이었다. 그 기품과 품격을 수원화성이 전해주고 있다. 정조시대, 조선이 남긴 마지막 문화의 꽃을 수원화성에서 만났다. 수원화성의 아름다움이 한편으로는 애잔한 느낌을 주는 것도 이것이 정조의 바람과 달리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아니라 한 시대의 종결이기 때문이리라.


*동선 : 화성행궁 — 화룡전 — 팔달산 서장대 — 팔달문 — 행궁길 — 장안문 — 북수문 — 동북각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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