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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수업 이야기

소설 수업 설계하기 _ 이오덕 '꿩'

by 릴라~ 2021. 4. 2.


동료들과 이야기해보면 시 수업보다 소설 수업이 어렵다고들 말한다. 개별적으로 작품을 읽을 땐 시보다 소설이 쉽다. 학생들도 시를 더 어려워한다. 그런데 수업 발표 등으로 수업안을 짤 때는 시가 더 수월하게 여겨지는 까닭이 뭘까? 아무래도 시는 길이가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기에 한 차시 안에 기승전결이 있는, 도입과 전개, 마무리가 있는 활동을 조직하기가 쉽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소설은 길이가 있어서 한 작품을 끝내는데 기본적으로 서너 차시 이상이 필요하다. 또한 소설은 수업에서 다룰 만한 가치가 있는 소재가 풍부하다는 점이 오히려 교사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한정된 수업 시간에 이 모든 것을 다 다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작품을 감상할지 전체 방향을 정해야 하고, 그 방향 안에서 매 차시마다 무엇을 세부적으로 다룰지 결정해야 한다. 한 차시 안에서도 배움의 흐름이 있어야 하고, 작품을 4차시 만에 끝낸다면 4차시 전체 흐름 안에서도 배움이 짜임새 있게 연결되어 학생들의 경험이 잘 완결되도록 내용을 조직해야 한다.

초임 시절에는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수업했다. 작품을 부분으로 쪼개어 분석적으로 들여다보는 게 싫어서 통으로 다 읽고나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통으로 읽는 것을 포기했다. 과거와 달리 책 읽는 시간이 15분을 넘어가면 학생들이 졸기 시작하고 집중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체 소설을 한 번에 읽지 않고 적절한 분량(낭독 시간이 10-15분을 넘지 않게)으로 잘라서 수업한다. 학생들이 한 번에 이 음식을 다 먹을 수 없다면 적절하게 잘라서 맛을 보게 하는 게 낫다. 전체 학생을 다 데리고 가는 데는 이 벙법이 더 집중력이 좋은 것 같다(어짜피 책에 관심 있는 학생은 집에 가서 알아서 나머지 부분을 미리 읽어온다).
<소설 수업 설계하기>

소설 수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읽기 전 활동(1차시) -- 학생들이 작품에 호기심을 갖도록 작품을 학생들의 생활 경험과 연결하고, 또 작품 이해에 필요한 지식과 맥락을 제공하는 단계다. (1) 관련 경험 상기하기 또는 나누기('꿩'이라면 나는 따돌림을 당하거나 친구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있나?), (2) 작가에 관한 자료 조사하기, (3) 소설에 등장하는 어휘 학습 등이다. (1)의 경우에 만약에 학생들이 공개하기가 좀 꺼려지는 경험이라면 무기명으로 쪽지에 써서 거둔 뒤에 교사가 앞에서 읽기도 좋다. (3) 어휘는 공부할 시간을 주고 퀴즈를 하거나 쪽지시험을 친다.

2. 읽기 활동(2~4차시) -- 소설 본문을 읽으면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진행하는 질의응답식 읽기다. 수업에서 가장 공들이는 부분. 작품의 특징에 따라 중점적으로 다루는 내용이 달라진다. 보통 소설 앞 부분에서는 작품의 배경과 등장인물을 짚고, 중간 부분에서는 인물간의 갈등이나 심리 변화, 사건 전개 등을 살펴보고 결말 부분에서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 즉 주제를 탐구한다. 교사가 질문을 만들어서 진행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질문을 만들어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작품에 따라 적절한 경로를 선택한다.

3. 마무리 활동(1~2차시) -- 소설을 다 읽고 나서 하는 마무리 활동. 소설 내용이나 대단원 특색에 맞게 다양한 활동을 구성할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없을 때는 짧은 소감으로 마무리하기도 하고, 여유가 된다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토론하기, 인터뷰하기, 캘리그라피, 생애주기표 만들기, 비주얼씽킹, 친구에게 편지 쓰기, 포스터 만들기, 연극하기, 동영상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 학생들이 다같은 활동을 해도 되지만 몇 가지 선택지를 주고 선택하게 해도 괜찮다. 토론, 인터뷰, 연극 등을 제외하면 개별활동이 많다.

1과 2에서 모둠활동을 했다면 3은 개별활동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고 2를 문답식으로 진행했다면 3에 모둠활동을 넣는 식으로 개별활동과 모둠활동을 적절하게 배분하면 된다. 1, 2, 3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작품을 읽고 해석하는 2번이다. 2가 잘 이루어지면 3은 가볍게 마무리해도 괜찮다.

2번 소설 읽기 활동을 구성할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전체 소설을 한 시간에 읽을 적절한 분량으로 나누는 작업이다. 짧은 소설은 두 부분으로, 긴 소설은 세 부분이나 네 부분으로 나눈다. 어떨 때는 (발단, 전개 / 위기, 절정 / 결말)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발단 / 전개, 위기 / 절정, 결말)로 나누기도 하고, 소설에 따라 달라진다. 수업에서 다룰 내용을 고민해보면 어디에서 나눌지 적절한 지점을 발견하기 수월하다.

<본문 읽기 활동 설계하기>


'꿩'은 짧은 소설이어서 소설 전체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읽었다.

첫 시간에는 발단에서 전개 부분까지 읽고 먼저 줄거리를 확인한다(학생들이 주요 사건을 요약해 써도 되지만, 중학생이 교과서에서 처음 읽는 소설이어서 쉽게 가기로 했다. 책을 읽은 뒤 가볍게 괄호 채우기를 하면서 줄거리를 확인했다.)

이어서 등장인물과 시대적 배경을 짚고, 소설에서 묘사되는 공간을 각자 그림으로 그려보도록 했다. 그래야 요샛말로 '가방 셔틀'을 하는 주인공이 얼마나 힘겹게 동네를 지나 산을 몇 바퀴 돌아 학교까지 가는지 주인공의 심정을 상상하기 쉽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어떤 갈등/문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설명해보도록 하면서(오늘 읽은 내용의 핵심) 한 차시 수업을 마무리한다.

 

1. 줄거리 [발단~전개, p28~31:10]
주인공 ( )는 ( )년이나 다닌 학교를 그만 다니겠다고 투정을 부린다. 뒷집 ( )는 아이들이 하도 ( )라고 놀려서 학교를 ( )만에 그만두었다. 그래서 ( )는 책 보퉁이 대신 (    )를 캐러 바구니를 들고 들로 나간다.
용이가 학교 다니기 싫은 이유는 남의 ( )를 메고 다니는 것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용이 ( )가 남의 집 ( )를 하고 있는데 ( )만 하면 그만두신다는 말에 용이는 ( )만 참자고 다시 학교에 간다.
마을 아이들은 ( )을 꺾고 ( )의 노래를 소리쳐 부르며 학교에 간다. ( )을 돌아 고갯길에 올라서자 그들은 용이 발밑에 ( )를 던진다. ( )년 동안 용이 어깨에서 ( )를 넘어가고 넘어오던 것이다. 용이 아버지가 ( )를 한다고 아이들이 용이까지 부려먹는 거였다.
지금까지 같은 반 아이들만 그렇게 했는데 오늘은 한 학년 위의 ( )이까지 책 보퉁이를 놓고 가서 책 보퉁이가 용이 것까지 모두 ( ) 개나 되었다. 아이들은 소리치며 산길을 달려가고 용이는 ( )만 참자면서 참나무 ( )에 책 보퉁이를 꿰어 달고 산을 올라갔다. 고갯마루까지는 산 허리를 ( ) 번이나 돌며 올라가야 하고 책 보퉁이가 무거워서 용이는 첫 굽이를 돌기 전에 ( ) 위에 앉아 쉬었다. 앞으로 무거운 짐을 날마다 메고 올라갈 일을 생각하니 ( ).


2. 소설의 인물과 배경을 살펴보자.

인물 배경
주인공 주변 인물 시대적 배경 공간적 배경 시간적 배경
         


3.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공간(주인공의 집에서 학교 가는 길)을 그림으로 간단히 그려보자.

 


4. 주인공이 어떤 갈등 또는 문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설명해보자.

5. 읽은 소감 한 문장 쓰기


두 번째 시간에는 위기에서 결말 부분까지 읽고 줄거리를 먼저 확인한다.

이 시간에는 소설에서 '인물의 변화'를 살펴보는데 초점을 두었다. 주인공의 변화를 중심에 놓고 작품을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질문을 만들지 않고 교사가 질문을 만들어 제시했다(그 다음에 읽을 소설에서는 학생들이 질문을 만드는 활동으로 구성함).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고, 주인공이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 예상하고, 나라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는 내용이다. 부모님이 머슴 출신이라고 따돌림과 셔틀을 당하던 아이가 자신을 괴롭히던 다수의 아이들에게 맞서는 용기를 내고, 결국 괴롭히던 다른 아이들도 주인공의 패기에 눌려 잘못된 행동을 중단하게 되는 내용이어서 주인공의 '선택'과 그 선택이 가져온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여기까지 읽어냈다면 자연스럽게 작품의 주제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 차시는 주제로 마무리된다.

1. 줄거리 [위기~결말, p31:11~끝]
아이들이 용이를 앞질러 올라가면서 용이에게 ( )이나 됐다는 아이가 남의 ( )나 메고 ( ) 아이라고 수군거리는 것 같았다. 용이는 화가 나서 ( )를 그냥 콱콱 짓밟아 버리고 싶었다. 발빝에 ( ) 하나가 밟혀서 그것을 집어 힘껏 ( ) 아래로 던졌다. 갑자기 온 산골을 뒤흔드는 소리를 치면서 커다란 ( ) 하나가 솟아올랐다. 살아 있는 ( )의 소리였다.
날개를 좍 펴고 ( )를 쭉 뻗고 아침 햇빛에 눈부신 모습으로 산을 넘는 ( )을 쳐다보는 용이의 온몸에 갑자기 힘이 마구 솟구쳤다. 용이는 그 자리에서 훌쩍 뛰어오른 뒤에 책 보퉁이 하나를 ( ) 위로 던졌다. 책 보퉁이는 퍽 소리를 내며 ( )에 떨어졌다. 용이는 다른 책 보퉁이도 하나씩 던진 후에 마지막에 ( )를 던졌는데 건너편 벼랑의 ( ) 가지를 철썩 치도록 멀리 던졌다. 용이는 하늘이 탁 트이고 가슴이 시원해져서 저 건너 산을 보고 ( ) 웃었다. 다시는 그런 짓을 안 하리라 결심하고 제 책 보퉁이만 허리에 둘러맸다.
( )에서 기다리던 아이들은 손에 ( ) 가지를 한 줌씩 들었다. 빈손으로 오는 용이를 보고는 용이를 빙 둘러싸고 책 보퉁이를 달라고 위협한다. 하지만 용이는 ( ) 소리로 저 밑의 ( ) 바위 아래 던져놨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가져오라고 하지만 용이는 이제 자신은 ( ) 아이가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 )과 ( )이 용이를 덮여왔지만 용이는 ( )같이 빠져나와 발밑에 있는 ( )을 거머쥐고는 바윗돌 위에 뛰어올랐다. 누구든지 덤비면 가만 안 두겠다고.
어쩔 줄 모르던 아이들은 한 아이가 내 ( ) 가지러 간다고 말하고 달려가자 다른 아이들도 같이 달려갔다. ( )는 두고 보자며 말하지만 용이는 겁먹지 않고 가슴을 좍 펴고 ( )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나 이제 ( ) 아이 아니야. 그리고 결심한다. 내일 아침에는 ( )를 데리고 학교에 가겠다고. ( )를 놀리는 녀석은 용서 안 할 거라고. 용이가 학교까지 두 팔을 내저으며 달려가는 모습은 한 마리의 ( )이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2. 인물의 변화를 분석해보자.

(1) 용이는 갈등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가?

(2) 용이의 용감한 선택은 주변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3) 용이가 부모님 말씀대로 계속 참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4) 만일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3. 작가는 ‘꿩’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주제)

4. 인상 깊은 문장 및 소감 쓰기




본문 읽기가 끝났다면 <마무리 활동>은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성취기준에서 '상징'에 대한 이해가 나오기 때문에 '꿩'이 상징하는 바를 짚어본 뒤에, "친구에게 용기를 줄 만한 '상징물'을 택해서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에게 그것을 선물하면서 편지 쓰기" 같은 활동도 괜찮고,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인상 깊은 문장을 위주로 한 감상문 쓰기, 자신의 용기 있는 선택 혹은 비겁한 선택에 관한 경험담 쓰기, 서평 쓰기 등 다양한 쓰기 활동을 다른 단원과의 균형을 고려해서 선택하면 된다. <읽기 전 활동>에서 경험 나누기를 하지 않았다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경험 나누기를 해도 좋고, 마무리 활동은 한 학기 전체 수업활동을 고려해서 다른 단원 마무리활동과 겹치지 않도록 정하면 된다.

<읽기 전 활동>에서 작가에 대한 자료 조사하기는, 그냥 조사하는 것보다는 중학생의 경우는 조사 영역을 정해주는 편이 낫다.
 



***활동지 원본은 (티처빌-쌤동네)에 있습니다.
https://ssam.teacherville.co.kr/ssam/contents/19286.edu

 

이오덕 '꿩' 수업 활동지

1, 중학교 국어수업 활동지입니다.이오덕의 꿩을 차근차근 감상할 수있도록 구성한 5장의 활동지입니다. 2. 활동지 순서대로 수업하시면 됩니다. 대단원 도입 활동지는 갈등에 대한 모둠대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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