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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에서 단위 학교로 들어오는 돈은 크게 학교기본운영비와 목적사업비로 구분된다. 학교기본운영비는 교육청에서 목적 지정 없이 총액으로 교부되며 단위 학교 실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운영비이고, 목적사업비는 단위 학교 목적사업 수행을 위해 교부되기에 반드시 이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본운영비를 높이고 목적사업비를 줄이는 것이 학교 교육재정 운영의 자율성과 직결된다.
학교의 목적사업비 비중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주위 몇몇 교사들에게 물어보니 많아야 30퍼센트 정도 될 거라는 대답이 많다. 놀라지 마라.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인건비와 급식비, 방과후학교 운영비, 각종 공모사업비 등이 목적사업비로 배부되니 이를 제외하고 나면 기본운영비는 절반도 안 된다. 6학급 규모의 작은 시골학교인 우리 학교를 예로 들면, 총 3억원 정도의 예산 가운데 이를 제외하면 기본운영비는 8천만원 정도가 남는다. 이 예산을 이리저리 쪼개며 교사들이 예산요구서를 짠다. 가난한 학교인데 그나마 마음껏 쓸 수 있는 재량권도 없다.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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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아이의 눈으로 수업을 보려면 교육과정부터 아이의 눈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교육과정이 수업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아직도 아이의 눈으로 살피지 못한 것이 교육과정 구석구석에 너무 많다.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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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교육을 했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공허하다. 왜 그럴까? 교사로서의 사명감도 큰 이유겠지만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의 불일치에서 오는 허탈감이 크다. 공들여 교육과정을 만들었지만, 수업은 정작 따로 놀았다. 이러다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교과서로 문제를 내야 했다.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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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에 삶을 담자는 것은 교육을 공감하자는 것이다. 앞에서 1년에 만 개의 공문을 다루어야 하는 학교 현실을 이야기하며 ‘종이교육’이라는 표현까지 했는데, 이 많은 공문 중에 우리가 공감하는 삶이 있던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각종 사업 안내와 계획서만 차고 넘친다. 공감 없이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니 공감의 결과가 남아 있을 리가 없다.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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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은 공적 공간일까, 사적 공간일까?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이 질문을 하고 나니 왜 열어야 하는지 답이 보인다. 교실은 엄연히 공적 공간이며 교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은 공적 행위다. 이 수업을 방해하는 것은 단호하게 차단해야 하지만, 교실 문을 여는 것이 수업을 방해할까? 그럴 리가 없다.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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