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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야기/르완다

비닐 사용 금지국

by 릴라~ 2019. 8. 10.

르완다는 비닐 사용이 금지다. 마트에 가면 고기를 제외하곤 전부 종이봉투에 담아준다. 쌀이나 설탕, 채소도 종이로 포장한다. 종이가 비닐보다 훨씬 비싼데 그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다. 독일 같은 선진국이면 그러려니 할 텐데 국민소득 천 불도 안 되는 나라가 시행중인 선진적 제도가 신선했다. 분리수거는 아직 안 한다.

비닐 사용이 적다보니 개도국 어디나 넘쳐나는 비닐쓰레기가 여긴 잘 없다. 거리 청소도 열심이다. 아프리카에서는 드물게 구역마다 직업청소부가 있고 매월 마지막 토요일(우무간다 데이)은 전국민이 청소하는 날이다. 그러다보니 르완다는 수도나 지방 어디를 가나 깨끗하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삶의 질이 확 올라간다.

물론 이 나라에 난제는 많다. 국가재정의 상당 부분을 원조에 의지한다(약 40%라 들음). 생활수준을 더 올리려면 커피생산만으론 안 되고 국가기간산업이 있어야 하는데(그래서 IT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현 정부는 대체로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다음 정부가 부패하면 지금 수준의 삶의 질도 유지하기 어렵다. 밤에 혼자 거리를 걸어도 안전할 만큼 치안을 유지하고 사회통합에도 성공했지만 국민 개개인의 성숙보다는 강한 공권력으로 이룩한 것이라 공권력이 흔들리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정치적 자유를 확대하는 문제는 시작도 못했고 뿌리 깊은 권위주의도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비록 가난하다 해도 주변환경을 깨끗이 돌보는 것 하나로도 삶이 얼마나 품위 있어지는가를 여기서 자주 느낀다.

 

**사진은 수도 키갈리 풍경. 한창 개발중이라 판자촌과 고급주택가가 공존한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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