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heshe.tistory.com
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초보 연주 __ For Elise

by 릴라~ 2020. 5. 3.

초등학교 때 처음 치고 약 30년만에 다시 치는 '엘리제를 위하여'. 초등학교 때는 그저 곡을 빠르게 다 치는 데만 관심 있었다. 중년에 다시 이 곡을 들여다보니 어쩜 이리 아름다운지. 사랑에 대한 설렘, 기대, 파도 치는 격정과 잔잔한 우수까지, 모든 감정이 이 한 곡 속에 녹아 있다.

처음엔 베토벤이 서른 전후에 작곡한 곡인 줄 알았다. 이 곡에서 젊은이의 풋풋한 감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수 어린 부분에서도 냉소나 우울이 번져나오지 않고 희미한 밝음이 감돌고 있었기 때문에. 격정조차 어떤 맑음을 품고 있었기에. 그런데 알고보니 베토벤이 마흔 다 되어 만든 작품이라 한다. 마흔 나이에 이리 서정적이고 애틋한 감수성이라니. 더 놀랐다.

아직 내 피아노 실력이 정확하게 건반을 짚는 수준에 불과해서 베토벤의 감성의 폭과 깊이엔 이를 수 없지만, 건반을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300x25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