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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대구미술관, 모던라이프, 샤갈 & 미로

by 릴라~ 2022. 3. 27.

자전거 타고 대구미술관으로!! 모던라이프 전시 마지막 날. 샤갈과 미로가 왔대서 보러 갔는데 다른 작품도 좋았다.

대작의 공통점은 작품 속에서 뿜어져나오는 생명력이다. 삶의 모든 무늬를 그려넣은 샤갈의 ‘삶(La vie)’은 인생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 삶에 어둠이 없을 수 없지만 샤갈의 그림에서 그것은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고 밝음과 축제로 빛나는 화폭 한 귀퉁이에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한다.

바르셀로나에서 반했던 스페인 국민화가 호안 미로. 스페인 까딸루냐 출신 화가 피카소, 달리, 호안 미로 중에서 개인적으로 젤 좋아하는 화가다. 아이들의 신나는 낙서를 모방한 것 같은, 그 낙서에 활달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부여한, 동심이 살아있는 그림들.

피카소의 그림에서 왠지 아이가 되고 싶지만 결코 될 수 없는 어른의 슬픔 같은 것이 느껴졌다면(내 착각인가?) 미로는 반대다. 자유분방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동심이 넘쳐흘러서 신비롭고 따스하며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미로는 그림을 그릴 때 악보의 음표처럼 색상을 적용하려 했다는데 보고 있노라면 진짜 음악이 흐르는 것 같다. 이번 전시엔 4점이 왔다.

고암 이응노 선생 작품도 한 점 왔고, 전체 144점 중 눈길을 끄는 것이 꽤 있어서 나름 즐거운 전시였다. 다만, 작품을 안내하는 ‘말’들은 여전히 시원찮다. 5부로 나눈 기획 의도는 일반인에겐 어렵고 설명도 대체 뭔 말인지… 국어선생이 읽어도 모르겠음. <재신비화된 세상>이 뭐냐.. ‘다시 신비 속으로’ 정도로 풀어쓰면 될 것을.

젤 황당한 건 작품 제목을 번역 안해준 게 여럿. 불어 제목만 있거나 어떤 건 불어 제목 밑에 영어 제목을 달았다. 영어가 번역이냐고..ㅠㅠ 기본이 안 돼 있다고 투덜투덜…

모던라이프는 입장료 있고 2층엔 “나를 만나는 계절” 무료 전시를 하는데 작품보다 체험학습용 카드가 좋았다. 4가지를 선택해 답을 쓰고 콜라주도 만들어볼 수 있는 활동. 수업에 응용하려고 가져왔다.

아카이브에 있는 예술가의 말 중에 기억 남는 건 이배 작가의 말. 재료비가 부족해 숯으로 작업하다가 그게 작품의 줄기가 된 화가.

“나는 예술이 여행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 여행은 자기 생각은 멀리 내보내고 저 밖에 있는 것을 자기 안에 끌어들이는 행위로 안과 밖을 연결하는 것이다.”

관람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주변마을엔 매화꽃이 풍성, 봄햇살 품은 버드나무 잎사귀엔 연둣빛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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