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 뽑기를 잘했다.
심각한 학습결손 학생 없고
남학생들이 성품이 모두 점잖으시다.
산만하거나 튀는 분들 없고
여학생들도 분위기를 휘어잡는 분 없고
반장, 부반장 의젓, 다들 무난하고 수수하다.
그래서 남녀 다 친하다.
하지 말라고 딱 한 마디 하면 다들 지킨다.
3월부터 한 번도 소리친 적도 화낸 적 없다.
이러기가 정말정말 어렵다.
그래서 10년에 한 번 걸릴까 말까 한 조합.
(재작년엔 폭탄 조합이라 사표 쓸 뻔)
3월초에 칠판 낙서 금지라고 한 마디 했는데
다들 너무 잘 지켜서 중간고사 끝나면
하루 날 잡아 점심시간에 맘껏 낙서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날이 오늘.
소소하게 몇이서 그림 그리겠지 하며 교실 갔다가
애들 보고 뒤집어짐.
낙서가 아니고 광란의 장.
칠판 전체를 다들 미친 듯이 칠하고 있음.
자기들도 이유를 모르겠다 함.
주번만 망연자실.
“선생님 저는 이제 어떡해요?”
저걸 어떻게 지우나 했는데
주번 걱정과 달리 자기들이 알아서 잘 정리한다.
의인 여럿 탄생으로 마무리.
1. 마지막까지 정리에 몰두한 여학생 네 분
2. 친구반 가서 칠판지우개 더 빌려온 윤군
그 친구들까지 같이 지움.
3. 불평 안 한 주번.
앞으로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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