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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schooling

삼각김밥과 자존감

by 릴라~ 2022. 7. 3.

학생문화센터에 학년 전체가 체험학습을 간 날, 

아이들은 도시락을 준비해와야 했다. 

 

점심시간에 펼치니 각양각색 개성 넘치는 도시락들이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부모님들의 사랑이 물씬 느껴지는 도시락이었다.

 

옆반의 한 친구는 삼각김밥을 싸왔다. 

학교에서 자해 소동을 두세 번 벌인 적 있는 유명한 분이다. 

수업시간마다 자기는 오래 안 살 거라는 둥, 곧 죽을 거라는 둥

넘 심한 말을 반복해서 아예 발언권을 잘 주지 않는다. 

혼자 삼각김밥 먹는 게 남들 보기에 창피했던지

담임쌤 말로는 혼자 주빗주빗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가더란다. 

점심은 거른 채.

 

우리 반의 J도 삼각김밥을 싸왔다.

하지만 공부도 꽤 잘하는 편이고 가족관계도 좋은 J는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서 먹고는

오히려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다른 애들 김밥, 반찬을

다 얻어먹는다.

 

두 아이가 다 삼각김밥을 싸왔지만

행동은 전혀 다르다. 

두 아이의 자존감이 달랐기 때문이리라. 

 

삶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전혀 다르게 행동하고 살아갈 수도 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삼각김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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