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문화센터에 학년 전체가 체험학습을 간 날,
아이들은 도시락을 준비해와야 했다.
점심시간에 펼치니 각양각색 개성 넘치는 도시락들이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부모님들의 사랑이 물씬 느껴지는 도시락이었다.
옆반의 한 친구는 삼각김밥을 싸왔다.
학교에서 자해 소동을 두세 번 벌인 적 있는 유명한 분이다.
수업시간마다 자기는 오래 안 살 거라는 둥, 곧 죽을 거라는 둥
넘 심한 말을 반복해서 아예 발언권을 잘 주지 않는다.
혼자 삼각김밥 먹는 게 남들 보기에 창피했던지
담임쌤 말로는 혼자 주빗주빗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가더란다.
점심은 거른 채.
우리 반의 J도 삼각김밥을 싸왔다.
하지만 공부도 꽤 잘하는 편이고 가족관계도 좋은 J는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서 먹고는
오히려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다른 애들 김밥, 반찬을
다 얻어먹는다.
두 아이가 다 삼각김밥을 싸왔지만
행동은 전혀 다르다.
두 아이의 자존감이 달랐기 때문이리라.
삶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전혀 다르게 행동하고 살아갈 수도 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삼각김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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