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 산은 가을에서 겨울로
긴 침묵으로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등산로 입구는 아직 단풍의 마지막 자취가 빛났고
위로는 잎이 모두 져서 바위산의 골격이
다소 쓸쓸하면서도 태산 같은 강건함으로
내 기억에 새겨진 날..
가야산이 이렇게 좋은 산일 줄 몰랐다.
서성재 지나 칠불봉에서 상왕봉까지
1400미터 고봉을 두 개나 넘나드는 길..
절벽 따라 끝없는 계단이지만
조금도 지겹지 않을 만큼 암릉을 따라
다이나믹한 절경이 모퉁이마다 도사리는 길..
꽃도 나무도 단풍도 아닌
바위산의 자태가 이토록 강렬하게
아름답구나를 느끼해 했다.
인간의 삶도 나이들수록
이 계절의 산처럼 깊고 품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 산행.
봄에 또 만나자.
그때는 용기골이 아닌 만물상 코스로 가야지.
https://youtu.be/Xtj0foJp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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