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반티 문제, 각종 예선전으로 온 학교가
한 달 동안 시끄럽게 들썩였다.
서로 같은 반티를 원하면서 학급끼리 싸우기도 하고
반장들이 울기도 하고.. 개난리..
게다가 반별 댄스를 준비해야 하는데
남학생들이 제대로 연습 안 한다고
여학생들은 불만에 가득차 있고..
그래서 체육대회만 끝나면 한숨 돌리나 했다.
끝나니 바로 기말 원안 내란다. 하이고..
울학교 체육대회는 가까운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열린다.
이건 정말 좋다.
햇빛도 가릴 뿐 아니라 경기장이 잘 보여서
학생들이 자리에서 경기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트랙이 부드러워 부상자도 별로 없고.
뛰어도 다치지 않고. 먼지도 안 나고.
육상진흥센터에서 하는 체육대회의 백미는 계주다.
계주 관람이 정말 재밌다.
관람석에서 경기가 한눈에 보이기 때문.
흡사 전국체전처럼 나름 치열하게 전개되는데
이번에도 응원 과열로 말썽이 있었다.
울 반 마지막 주자가 넘 속도를 내어 달리다보니
옆 반 선수가 팔에 부딪혀 바톤을 떨어뜨린 것
그 반 여학생들이 온통 몰려와 부정이라고 항의를 하고
그래서 두 반 다 결선에 올라가나 했는데
담당 체육쌤은 그 정도는 경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
항의를 단칼에 자르고
그 반 여학생들은 나한테 단체로 항의를 하고...
(얘들아, 내가 안 밀었거든 ㅎㅎ)
그 반 남학생 한 명이 성토하는 여학생들에 둘러싸인
내가 불쌍했는지 "선생님, 우리반 여학생들이랑 살기
진짜 피곤해요. 자존심이 너무 쎄요." ㅋㅋㅋ
그 반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이 왜 이리 난리치냐
어리둥절한 분위기. ㅎㅎ
<릴라의 여행> 현수막은 울 반 애들이 몇날 며칠 그려서
체육대회 당일 홍보용으로 쓴 것.
추억의 사진 한 장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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