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선생의 봉은사 강연을 보았다.
오랜만에 가슴 밑바닥까지 시원해지는 말씀.
특히 이 거짓과 위선의 시대에, 선생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
숫타니파타의 한 대목은 심금을 울렸다. (기존의 번역보다 훨씬 좋다.)
(이미지-웹)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목마름, 바람과 태양의 뜨거움, 모기떼와 독사들,
이런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어깨가 딱 벌어져 연꽃처럼 늠름한 거대한 코끼리가
그의 무리를 떠나 가고 싶은 대로 숲속을 노닐듯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연애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잠시 동안의 해탈에조차 이를 겨를이 없다
태양의 후예, 홀로 깨달은 자인 나 싯달타가 하는 이 말을 명심하고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서로 다투는 철학자들의 논쟁을 초월하여
진정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발견한 수행자는
나에게는 지혜가 생겼다,
이제 누구에게도 다시 이끌려가지 않으리라고 자신을 다지면서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탐내지 말라, 속이지 말라, 갈망하지 말라
잘 보이기 위하여 자신을 가리지 말라
혼탁과 미망을 벗어던지고 세상의 온갖 집착에서 벗어나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친구를 멀리 하라
탐욕에 빠져 게을러빠진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말고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배운 것이 풍성하여 진리를 분별할 줄 아는
그런 고매하고 명민한 친구를 가까이하라
그러한 사귐은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나니
모든 의혹을 잘라버리고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또는 쾌락에 젖는 일이 없도록
마음을 이끌리지 말라
몸의 장식을 벗어버리고 꾸밈없는 진실을 말하며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아내도 자식도 부모도 재산도 곡식도 친척이나
그외의 모든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큰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자비와 평정과 연민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세간 모든 것을 저버림 없이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탐욕과 혐오와 미망을 버리고 마음의 속박을 다 끊어버려라
목숨을 잃는 것을 두려워말고
저 광야를 가는 코뿔소의 외뿔처럼 홀로 가거라
그리고 법구경 한 대목..
잠 못 드는 사람에겐 기나긴 밤이요
지친 나그네에겐 머나먼 이 길이요
불멸의 길을 찾지 못한 저 어리석은 이에겐
너무도 길고 지겨운 이 삶이요
이 삶의 기나긴 여행길에서
나보다 나은 이나 나와 동등한 이를 만나지 못한다면
외롭지만 차라리 홀로 가거라
저 어리석은 자는 결코 그대의 여행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백년 동안을 무의미하게만 사는 것보다
단 하루만이라도 여기 명상과 축복 속에 사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니르바나, 저 불멸을 알지 못한 채 백년을 사는 것보다
단 하루만이라도 여기 니르바나,
저 불멸을 깨닫고 사는 것이 보다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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