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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사회, 과학66

감옥에서 보낸 편지 - 안토니오 그람시 감옥...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된 공간... 20년형을 선고받고 세상이 그의 앞에서 문을 닫았을 때도 그람시는 '삶의 끈'을 놓지 않았고 아주 작고 하찮은 일만으로도 삶이 가까이 있음을 느꼈다. 꼽추, 사자 머리... 그를 평생 괴롭힌, 쉴새없이 찾아든 병고 속에서도 한결같이, 의연했던 사람. 무솔리니는 이런 두뇌는 적어도 20년은 가둬두어야 한다고 했지만 파시즘은 그를 죽이지 못했다. 서른 다섯에 감옥에 갇힌 그는 감옥생활 11년만에 병으로 죽음을 맞지만 '옥중수고'라는 방대한 저작을 남긴다. 교육사회학 시간에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과 진지전, 유기적 지식인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의 혁명가적 생애에 감동받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렸다. 꼼꼼이 읽지는 못했지만 그의 인간성을 좀 더 가깝게 느.. 2006. 4. 27.
통섭 - 에드워드 윌슨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1. 이 책의 각 장을 읽어나가는 것은 마치 조각 그림을 하나씩 맞추어가는 것과 같았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아이디어가 워낙 풍부해서 각 장을 읽을 때는 전체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장을 읽을 때에야 내 마음에서 비로소 열 두 조각이 다 연결되는 통섭이 일어났고, 저자가 왜 그토록 통섭을 강조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12장은 내게 인간의 전망에 대한 인문학의 어떤 텍스트보다 훨씬 깊은 울림을 주었다. 우리 존재가 이 우주 전체와 맞물려 있음을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어떤 철학자보다 더 확고한 토대를 갖고 설명한다. 저자는 과학 문화와 과학 이전 문화 사이의 간극이 엄청남에 주목했다. 과학이 발전하지 않은 시대에는 우리는 신비주.. 2006. 2. 21.
육식의 종말 - 제레미 리프킨 놀랍고 흥미진진한 책. 저자는 이집트 문명에서부터 현대의 햄버거 문화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천년간 인류와 소가 어떻게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며 소가 서구 문명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었다. 숭배의 대상이었던 소가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식이 되면서 야기시킨 사회 경제적 변화는 실로 엄청났다. 유럽 경제가 발달하면서 쇠고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소를 방목할 곳을 찾아 미국 서부로 눈길을 돌린 목축업자들은 그 땅에서 인디언들을 쫓아내기 위해 버팔로떼를 완전히 멸종시켰고 그 결과 인디언 사회는 완전히 붕괴된다. 지방질이 많은 쇠고기를 선호하던 영국인들의 기호는 옥수수로 사육하는 육우정책을 낳았고, 결과적으로 농업은 사료용 곡물생산으로 전환되어갔다. 저자는 자동화된.. 2005. 12. 12.
깨어나는 여신-에코페미니즘과 생태문명의 비전 - 김재희 에코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 학술서가 아니라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에코페미니즘은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왜곡된 남신의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삶과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는 데 실패했다고 본다. 병든 인류 문명을 치유하고 어머니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영성, 여신의 영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신화 속에 등장하는 삼신 할머니, 바리공주를 비롯하여, 독일의 녹색 성인 힐데가르트 수녀와 여성 과학자 매클린톡 등의 생애를 들여다보며, 그들 삶과 그들의 과학이 추구한 독특한 생명의 영성을 일깨운다. 특히 12세기 독일의 신비주의자 힐데가르트 수녀는 내가 좋아해 마지 않는 성인이다. 그녀는 교황과 황제의 카운슬러이자 의사, 과학자, 약초 전문가로 기록으로 남은 최초의 .. 2005. 12. 1.
하얀 가면의 제국 - 박노자 고통의 역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근래 들어 읽은 최고의 책!!! 박노자의 책이 다 괜찮지만, 이번 책이 가장 좋았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내 시야를 넓혀 주는 멋진 여행이자 인간 역사의 오류, 수많은 참혹한 죽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가슴 아픈 시간이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도스토예프스키, 차이콥스키 등 러시아 거장들이 극우주의자였음을 알게 되었고, 러시아가 저질렀던 폭력의 역사, 푸틴 정권하 현 러시아가 겪고 있는 사회 경제적 갈등, 무수한 고통을 담보로 하는 그 험난한 여로를 보게 되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서구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사회를 실험하고 있는 노르웨이 및 스웨덴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공정한 시각으로 읽을 수 있었다. 많은 점에 있어서 그들에게 경탄했지만 아울러 그들 삶에서 결핍된.. 2004. 11. 2.
이봐, 내 나라를 돌려 줘 - 마이클 무어 이 시대 최고의 독설가, 마이클 무어. 현실 풍자에 있어 가히 천재적이라 할 만하다. 이 책에서 그는 911의 비극을 둘러싼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그것을 알리고자 애쓴다. 영화 화씨 911의 원작이 된 책이라 한다. 잘못된 현실에 펀치를 날리는 그의 블랙 유머에 가슴 시원하게 웃으며, 동시에 그 비꼬인 현실에 마음 아파하며 읽었다. 그가 진정한 애국자임을, 얼마나 자기 나라 미국을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 그는 부시 가문과 빈 라덴 가문, 사우디가 어떤 사업 파트너인지 그들이 어떤 이익으로 얽혀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부시는 상식 밖의 대접으로 그들을 배려했으며, 반대로 자기 국민들이 겪는 고통엔 관심이 없었다. 책 내용 중에서 단연 압권은 저자가 부시를 이길 수 있다고 추천한 인물이다.. 2004.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