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도서관 신간 코너에 파란색 표지에 책 제목이 눈에 띄어 집어든 책. 380쪽의 두꺼운 책이지만 단숨에 읽었다. 일단 저자가 글을 정말 쉽게 잘 쓴다. 법률 용어가 더러 등장함에도 마치 뉴스나 드라마를 보듯이 각각의 사례를 빠져들어 읽게 된다. 뉴스에서 실명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검사들도 꽤 등장한다.
책의 모든 내용은 사시 출신의 저자가 검사로 재직하며 겪은 이야기다. 한 편 한 편이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해서 여기 줄거리 요약을 못하겠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한 마디로 이런 양아치 집단이 없다. 검찰이 썩은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그들은 치외법권의 세계에서 함부로 법을 무시하며 제멋대로 권력을 사유화할 뿐 아니라 그 조직의 생리에 반하는 이들에겐 끝까지 복수한다는 점에서 조폭이나 다름 없다. 다만 조폭보다 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더욱 어마무시할 뿐. 친구에게 100억 넘는 주식을 받아도 뇌물이 아니라고 넘어간다. 엘리트 집단이 이런 가치체계와 행동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비극 중의 비극이다. 나도 공무원 조직에 속해 있는데, 학교는 관료주의의 폐해가 짙을 뿐, 법을 대놓고 무시하거나 어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판검사가 3급에서 시작한다는 것도 나는 최근 뉴스에서 알았다. 임관되자마자 3급이니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다. 이 책을 읽는 누구나 한 가지를 가슴에 새기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개혁이 필요한 곳은 검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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