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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시집 선물 받다

by 릴라~ 2021. 6. 3.

백만 년만에 시집을 선물 받다. 

500쪽 가까이 되는 두툼한 시집에서

아무 쪽이나 펼쳐드니 이 시가 나온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음미하며 일어볼 참. 

 

 

 

##

 

통계에 관한 기고문 / 쉼보르스카

 

 

백 명의 사람들 가우네

모든 것을 더 잘 아는 사람

-쉰둘

 

매번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확신이 없는 사람

-나머지 전부 다

 

비록 오래가진 못할지라도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

-최대한 많이 잡아 마흔아홉

 

다른 성향은 생각조차 할 수 없어

늘 착하기만 한 사람

-넷, 아니, 어쩌면 다섯

 

시기심 없이 순수하게 찬사를 보낼 줄 아는 사람

-열여덟

 

누군가에 대한, 혹은 무언가에 대한 

끝없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

-일흔일곱

 

진정으로 행복을 만끽할 줄 아는 사람

-최대한 스물 하고 몇 명

 

혼자 있을 땐 전혀 위협적이지 않지만

군중 속에서는 사나워지는 사람

-틀림없이 절반 이상

 

주변이 강압에 몰리면

잔인하게 돌변하는 사람

-이 경우는 근사치조차 모르는 편이 나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람

-소 읽기 전에 외양간 고치는 사람보다

단지 몇 명 더 많을 뿐

 

인생에서 몇 가지 물건들 맑도는

아무것도 건질 게 없는 사람

-마흔

(내가 틀렸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불빛도 없는 깜깜한 암흑 속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

-여든겟

(지금이건, 나중이건)

 

연민을 느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아흔아홉

 

죽게 마련인 사람

-백 명 중에 백 명 모두

이 수치는 지금껏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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