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 두 노인이 등장한다. 시메온과 한나. 의롭고 독실하며 하느님을 섬기는 인물이라 기록돼 있다. 이천 년 전 당시 세상에 무어 그리 큰 희망이 있었을까. 아프고 병든 자 도처에 깔렸고 나라는 식민지였고. 하지만 마음의 눈이 열려 있었던 시메온과 한나는 '아기'로 부터 새로운 희망의 징표를 읽어낸다. 저 '아기'가 축복이구나. 구세주가 탄생했구나.
우리 사는 세상 또한 마찬가지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관통하고 있지만 딱히 희망적인 시대는 아닌 것 같다. 후기자본주의 질서가 고착화되는 시대라 사회 전반적으로 은근한 절망이 깔려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윤모씨 지지율이 40퍼니 머 제정신 아닌 건 맞다.
나이들수록 한나와 시메온의 지혜와 안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혼탁함 속에서도 하느님은 움직이시고 새로운 생명이 세상에 찾아온다. 그 생명들이 축복이고 희망이다. 아이들이, 청소년들이 희망이다. 기성세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다음 세대에 제대로 된 삶의 가치를 물려주는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한탄이 아니라 희망과 축복을 발견하는 것, 나이든 자의 책무이다. 촛불 한 자루는 세상 전체는 아니어도 주변은 밝힌다. 주변을 밝히는 사람이 늘어나면 세상도 밝아진다. 한나와 시메온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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