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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봄의 전령

by 릴라~ 2022. 4. 2.

꽃샘추위가 끝난 주말. 동백, 매화, 목련, 진달래에 이어 벚꽃이 만개했어요.

지상의 모든 꽃들이 깨어나는 시절, 마음을 살풋 흔들지 않는 꽃이 없지만 봄의 전령으로 제가 젤 좋아하는 건 버드나무예요. 버드나무 잔가지마다 연둣빛 잎사귀가 초롱초롱 불을 켠 모습을 보면 그 어떤 꽃보다 황홀해요. 가지 끝에서 반짝이는 게 잎사귀가 아니라 봄햇살 같아요.

버드나무는 물가에 자생하는 나무로 습지를 지키는 버팀목이기도 하죠. 잔뿌리가 많아서 물을 정화시키고 습지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예전엔 수성못에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가득했는데 꽃가루 때문인지 다 잘려나가고 그 자리를 벚나무가 대신하게 됐어요. 20년쯤 전의 일인데 지금도 수성못 근처를 지나면 옛날 버드나무 아름드리 고목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매호천에서 자라는 건 어린 버드나무 몇 그루가 발길을 멈추게 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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