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끝나간다.
올해는 부모님들의 답변이 마음에 많이 남았다.
"국어과목을 단순한 교과 학습을 떠나
작품을 통해 아이들에게 가치관을 심어주신다."
"중학생 아이들이 조금 힘겨우시더라도 지금처럼
한 명 한 명 모든 아이들을 사랑으로 이끌어주셨으면 좋겠다."
교직의 어려움은 사실 일 년 내내 혼자 하는 싸움이라는 데 있다.
교실 수업도 몇 백 명의 아이들과 오직 혼자 헤쳐가는 것이고
담임 또한 스물 몇 명의 아이들과 혼자 부대끼는 것이고.
실은 굉장히 외로운 싸움이다.
동료와 대화가 이루어지면 좀 더 낫긴 하지만
혼자 하는 싸움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수업을 끌고가는 것도, 학급을 경영하는 것도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그렇다.
교수는 가르치기도 하지만 연구도 큰 임무라 연구 성과가 남는다.
그게 개인적 의미 혹은 보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초중등 교사는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은 뒤에
아무 것도 남지 않는 것이 문제다.
경력 20년을 넘으면 개인적인 것이든 사회적인 것이든
반드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의미의 확장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나는 충분한 '의미'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조직의 인정 같은 건 기대도 못한다.
이런 환경적 조건에서 단지 가르치기만 하는 일이란
"적어도 내게는" 허무하다는 결론이다.
많은 노하우가 생겼지만 그것은
교실을 벗어나면 적용되지 않는다.
학교를 나와서 무엇을 할 것인가.
내 삶에서 어떤 새로운 의미를 획득할 것인가.
요 몇 년째 계속되는 화두다.
<학부모>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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