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비 정산을 위해 마지막으로 가게 한 군데를 방문했다.
명랑핫도그 시지점.
6만 몇 천원을 미리 결제하고 배달은 1월 3일에 부탁드렸는데
가게 문은 낮에 열지만 배송은 오전에도 된다고
일찍 나와서 핫도그 튀겨서 드리겠다고
젊은 여사장님이 넘 친절하게 말씀하신다.
단체 주문이라고 해야 몇 십만원 아니고 기껏 6만 얼마인데
활짝 웃으시며 일찍 출근해서 배달시켜주시겠다니
오히려 죄송했다.
요즘 거리를 걷다보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
이렇게 오프라인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다.
가게 월세 내면서 수지타산 맞추기가 쉽지 않을 텐데
장사 유지하는 거 보면 정말 대단하다 싶다.
월급쟁이인 나로서는 걍 우러러보인다.
그리고 어제 또 한 분 고마운 분.
밤 12시 가까이 동대구역에 내리니 택시가 없다.
사람들은 길게 줄 서 있고 택시는 드문드문 오고...
그 추운 날 새벽 1시 되도 택시 못 타겠다 싶었다.
카카오택시는 20번 넘게 클릭해도 주변 차량이 없고..
40분 쯤 줄 서 있다가 마지막으로 눌러본 카카오택시가 배정이 되어
다행히 집으로 귀환. 기사님이 그밤의 구세주였다.
계속 기다렸으면 어찌 됐을지 대략 난감.
나는 날이 추워서 기사님들이 다 퇴근하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주말에 동성로 쪽에 손님들이 워낙 많아서
택시들이 동대구역까지 안 온다고 했다.
무사히 집으로 도착해 택시 요금을 보니 딸랑 11500원.
와, 싸도 너무 싸다 싶었다.
밤 1시가 가까운 야간인지라 2만원도 아깝지 않다.
집까지 태워주시고 기껏 11500원이지만
기사님은 그 밤에 열심히 도로를 달린다.
때때로, 아니 자주
자본에 의해 돌아가는 이 사회가 비정해 보이지만
삶의 본질은 자본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이름 모를 수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서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불교식으로 말하자면 일체중생의 은혜 속에서 사는 것.
그것이 삶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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