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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마운틴 고릴라의 우정

by 릴라~ 2005. 9. 12.


다이안 포시.

르완다에서 야생 마운틴고릴라와 18년을 함께 살며
고릴라 연구와 보호에 몰두한 여성 과학자.

결국 밀렵꾼의 총에 목숨을 잃게 되는데,
성장 과정도 그렇고 죽음도 그렇고,

길지 않은 생애를 고독과 병마와 싸워온,
결말까지 지극히 비극적인 인생이어서 기억에 남아 있다.

아니, 그녀의 이 말을 난 잊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고릴라말로 고릴라와 의사소통을 할 정도로 고릴라화된 사람이었는데,

마운틴고릴라에게 친구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놀랍고 감동적인 것이라고 했다.

인간들 사이의 관계에서는 늘 우선 순위가 있어서
이를테면 가족이 제일 소중하고 그 다음엔 친구가 소중하고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일정한 자리를 차지하는 식이라면,

한 고릴라가 다른 고릴라와 맺는 우정은 그 모든 계산을 떠난,
순수하고 절대적인 관계라는 것이다.

난 늘 그런 진실한 만남을 바랐지만 사실,
인간 관계의 복잡한 그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진 못했다.

우리가 한 사람을 만날 때,
마운틴고릴라의 우정처럼
그렇게 존재 대 존재로 순수하게 마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한 우주를 만나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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