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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2005. 11. 24

by 릴라~ 2005. 11. 24.




지금까진 그래도 만 나이로는 서른이라고 자위하며 살았는데
며칠 전, 드디어 만 서른을 넘기고 말았다. 흑흑..

세부 전공 정하느라고 좀 분주한 나날을 보냈는지라
친구가 전날 밤에 문자를 보내오기 전까진 생일인지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24일 아침, 여느 때와 다름 없는 날이었지만,
생일을 자축하고 싶어서 작은 케잌을 사들고 학교로 갔고
같은 방 대학원 식구들과 웃으며 잠시 잠깐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그리고 수업 마치고 오니
그세 손빠른 수정씨와 다른 식구들이 만든 카드가 나를 반겼다.

서로를 환영하는 것, 인사를 건네는 것,
함께 삶을 축하하는 것,
이 웃음이, 이 미소가 삶을 빛이 나게 한다.
만남은 축복이다.

지금의 나를 먹이고 키워 온 숱한 손길들,
나의 가족과 벗들과 스승들, 그리고 자연과 우주와 신의 손길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나를 아프게 한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같은 감사를 드린다.

그러한 사건들은 내가 진실을 보도록 해주었고
나를 변화의 길로 초대했다.

앞으로 내가 바라는 게 있다면
생의 마지막 날까지 Seeker로 살고 싶다는 것.

언제나 '사랑'의 첫마음을 기억하며
언제나 진실을 추구하며
순간순간 새롭게 살고 싶다.

삶에 무한히 감사하고
삶을 무한히 사랑하며
그렇게 끝없이 흘러가고 싶다.

내 몫의 고통과
내 몫의 고독을 거부하지 않고
생의 전부를 껴안기

생을 선물로 받아들였듯이
죽음도 선물로 받아들이기
삶을 관통함으로써 삶으로부터 자유롭기


Hey, Bia,
우리는 매우 긴 여행 끝에
이 지구에 다달았어.

우리는 모든 존재를 다 거쳐왔어.
그렇게 아주 길고 오랜 여행 끝에
너 자신이 된 거야.
너의 이 삶, 축복인 거 알지?

너는 지금 바른 길을 가고 있어.
네 마음은 길을 알아.
그러니 두려워 말고, 매 순간을 그냥 살아.

지난번 지리산을 걸을 때
숲이 들여준 이야기 기억하지?
숲은 네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라고 했어.
그것이 세상에 주는 너의 선물이라고.

너가 바라는 것을
네 안에서 이루어서
그것을 세상에 선물로 주렴
네 존재가 선물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 인간이 삶을 통해 할 수 있는 유일한 거야.

너의 느낌과 너의 직관을 믿어.
그 소리를 따라가.

그리고 지옥에 빠졌을 때
우리를 구해내는 건
자비심이고 연민이라는 걸 잊지 마.

존재는 환상이 아니야.
실존은 환상이 아니야.
다만 많은 이들이 자신의 존재성을 의식하지 못하고
신기루 같은 삶을 살 뿐...
신기루 너머엔 진짜 오아시스가 있는 법이야.

우리의 모든 경험은
(자)신에게로 날아가는 날개짓..

때론 꽃으로 가득한 들판을 걷고
때론 눈물의 강을 건너겠지만
그 모든 경험에 의미가 깃들어 있고
그것들을 딛고서만이 우리는 삶 위로 솟구쳐 날아오를 수 있으니
그 모든 길목에서 친구를 만나게 되니
또한 기쁨 아니겠니..

매일 아침 동트기 전에 일어나 삶을 축하하고
잠들기 전엔 대지에 뜨거운 입맞춤을 보내며
이 여행을 계속하자...

 


Green Sleeves / Ralph Vaughan Willi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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