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는 르완다 바로 옆나라지만
동네에서 마주치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르완다에 처음 갔을 땐, 저녁마다 아이고 어른이고
물통에 물을 채우러 공동 수돗가에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곳곳에서 마주치는 손바닥만한 꽃들이 눈길을 오래 사로잡았다.
고산지대라는 기후조건은 비슷하지만 여기선 꽃을 많이 못 본다.
D는 꽃나무를 애써 심지 않아서일 거라고 말한다.
대신에 좀 더 대도시다보니 상권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르완다에서는 노점을 많이 못 보았는데, 여기선 몇 미터마다
카사바나 짜파티 등 간단한 요리를 파는 노점들이 있다.
부엌이나 조리 도구를 갖추지 못한 집들도 많아서
거기서 한 끼를 해결한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사진 5장을 골라보았다.
1. 바나나. 이 탐스러운 바나나 가지들은 내게 열대 고목과 함께
아프리카의 빈곤을 잊게 만드는 사물 중 하나다.
초록색 바나나는 이곳 주식이다. 삶아서 먹는데 맛이 괜찮다 한다.
초록색일수록 탄수화물이 많고 노랗게 되면서 당분이 많아진다고 한다.
2. 카사바. 바나나와 함께 이곳 사람들의 주식이다.
카사바를 잘라서 튀김으로 만들어서 판다.
인도 음식이라 하는데 삼각형으로 만두 같이 생긴 것도 많이 본다.
안에 콩 같은 것이 들어 있다.
3. 숯. 대부분 주민들이 숯으로 요리를 한다. 그래서 나무를 베어내고
또 숯 태우는 연기 때문에 가뜩이나 좋지 않은 대기가 더 나빠진다.
4. 가스통. 형편이 좀 더 나은 사람들은 숯 대신 가스를 사용한다.
울집 부엌에도 가스레인지를 돌리기 위해 가스통이 있었다.
5. 흙 벽돌. 마을 곳곳에서 마주친다. 훍을 벽돌 모양으로 만들어 말리고 있다.
나중에 다시 굽는다고 한다. 집 지을 때 사용한다.
우간다에 머물며 지구촌 곳곳마다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이 대항해를 시작할 때 호주는 아직 신석기시대였듯이
이곳은 이곳만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다만, 이곳이 그들만의 자신만의 시간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다.
여기도 부자가 많아서 도로는 없는데 자가용이 넘치고
까르푸에는 최신 물건이 가득하고
서구 수준의 삶을 사는 이들도 많다.
고급 카페와 레스토랑 물가는 한국 못지 않다.
과거와 지금 이 시대의 차이, 세계화가 낳은 풍경이다.
같은 공간 속에서 서구의 시간과 아프리카의 시간이
겹쳐지고 포개어 흘러가는 곳.
우간다에 머무는 동안
동시대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그 간극이
언제나 낯설었다.
그 두 개의 시간이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하나의 물길로 합수해 흐르는 날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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