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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대구시향 제 355회 정기연주회

by 릴라~ 2009. 5. 2.

-> 데이비드 아스카니오


지난 2월과 3월보다 집중도가 훨씬 높은 연주였다.

초대권으로 온 사람이 많은 탓에 관객들이 처음엔 악장 사이에 박수도 좀 치고 그랬지만...
연주가 좋았기에 많은 이들이 몰입해 보았고 다 끝난 후에는 아주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아무래도 계명아트센터가 전체 음향도 그렇고 그랜드피아노 소리도 그렇고
시민회관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무엇보다도 협연자 <데이비드 아스카니오>가 아주 훌륭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것이 나이가 꽤 드신 분이었는데 (위 사진은 옛날 것인 듯)
연륜이 온통 묻어나는 연주였다.
지난 번 젊은 김원씨의 가벼운 연주와는 비교가 안 되는.

젊은 협연자들이 대체로 튀는 연주를 하며 오케스트라가 그 배경처럼 느껴진다면
이 분은 시종일관 오케스트라 및 지회자와 부드럽게 호흡을 맞추어가면서
아주 조화로운 연주를 보여주었다.
오케스트라만 연주하는 부분에서는 몸을 돌려서
관객 쪽을 지긋이 응시하고 2, 3층도 한번씩 올려다보곤 했다.
베네수엘라 최고의 피아니스트라고 들었는데
공연 태도에서 '대가'의 풍모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강한 부분에서는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발을 구르면서 신나게 연주하고
부드러운 부분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섬세한,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눈가에 이슬이 맺힐 정도로 감성이 풍부한 연주였다.
젊은 협연자들의 힘은 있지만 기계적으로 정확한 연주와는 확연히 대비되었다.
브람스를 이렇게 감성적으로 연주할 수 있구나 싶은...

표정 하나, 몸짓 하나, 미소와 모든 것에서
음악 앞에서의 깊은 겸손과
애정이 우러나는 분.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연주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분.


연륜이란 것이, 늚음이란 것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준 공연.



* 프로그램 (상임지휘자 곽승, 협연자 데이비드 아스카니오)


무소르그스키 호반사치나 전주곡
비제 교향곡 제 1번 다단조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 1번 라단조 작품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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