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비 그친 직후라 하늘은 맑게 개었고 바라보는 모든 것이 환하고 빛이 났다.
버스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본 야트막한 한국의 산들이 어찌나 싱그럽던지....
나는 우리나라 야산의 생김새며 빛깔에 거듭 감동하고 감탄했다.
가도 가도 끝없는 메마른 지평선을 보고 와서 그러하리라.
예전에는 낮다고만 생각한 우리 나라 산들이 얼마나 몽실몽실 풍요롭고 아름답던지...
잠깐 본 인천 앞바다가 얼마나 탁 트이게 시원하던지....
몽골 여행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실패로 끝난 여행이었다.
몽골은 팀을 맞춰 지프를 타고 움직여야 하는데
나는 아기자기한 여행을 위해서 여행사 대신에 까페 여행팀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 팀은 원래의 일정표를 지키지 않았는데
여행사가 아니어서 법적 근거가 없어 책임 소재를 물을 길이 없었다.
게다가 비위생적인 식사로 급성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중간에 여행을 포기하고 귀국했다.
비행기 자리가 없어서 오십 몇 만원 더 주고 비즈니스석을 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알게 되었다.
초원이 얼마나 드넓은가가 아니라 그곳이 얼마나 척박한 곳인가를.
그 척박한 땅에서 인간의 삶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었다.
내게 몽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광은
지구촌 환경 재앙으로 물 한 방울 없이 말라버린 야니 호숫가와
그 거친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삶을 감내하고 있던
몽골 사람들의 순박하고 따스한 얼굴이었다.
* 여행한 때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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