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만나다 boo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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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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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이 매우 멋졌다.
“푸코의 <말과 사물>은 프랑스 지식인 사회를 넘어 프랑스 사회 전체를 발칵 뒤집은 책이다. 젊은이들의 배낭여행 가방마다 하나씩 둥지를 튼 책. 모두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지만 너무나 즐겁고 행복하게’ 읽은 책. 계급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빵처럼 팔린 책’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책. 한 지식인의 몸부림이 그 사회 전체의 구성원들에게 강렬한 지적 자극을 주는 일이, 우리에게는 가능할까.”
그러나 정작 본문은 잘 읽히지 않았다. ‘수유+너머’에서 나온 책들을 더러 봐왔는데도 이들의 글쓰기는 여전히 낯설었나 보다. 책을 이리저리 들추어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부분부터 읽어 보았다. 그렇게 한동안 이 책과 같이 놀다 보니, 비로소 글자가 내는 여러 화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18명의 필자가 약 90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서평이나, 책에 대한 설명 혹은 요약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필자들은 그 책들이 자신들의 신체를 뚫고 들어와서 내는 소리를 옮겨놓고 있다. 다름 아닌 삶이 만들어내는 소리. 한 부분을 읽고 나면 어떤 음악 소리, 다양한 악기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책은 ‘몸’으로 읽는 것임을 저자들은 말하고 싶은 것일까.
각각의 내용은 완결되지 않는다. 우리 삶이 그런 것처럼. 저자들은 책을 무기로 우리 삶에 한 가지 방향으로 통일될 수 없는 수많은 의미의 화살을 던져댈 뿐이다. 그것을 통해서 근대를 뛰어넘는 '혁명'의 느낌을 전해주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책은 마음을 비우고, 그냥 그 리듬에 몸을 한번 맡겨보라고 말하고 싶다. 다 읽을 필요는 없다. 끌리는 부분부터 느끼고 즐기면 된다.
“책을 읽는다는 건 단지 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책을 다른 세계 속으로 끌어내는 것이고, 그것으로 다른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책들은 세계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해석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세계]을 변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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