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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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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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리는 느낀다. 내가 원하는 것과 삶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괴롭게 한다는 것을.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우리는 그 격차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깨닫는다. 삶은 결국 삶이 원하는 방향으로 펼쳐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사는 나의 좁은 자아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나의 삶이, 나의 참자아가 가고자 하는 길로 나아간다는 것을.
그러므로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혼란과 방황은 그치지 않는다. 아니 삶은 자신의 소리를 귀담아 들을 때까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 얇은 책은 자신의 인생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따라 걸어온, 가장 자신답게 사는 길을 찾아온
저자의 영적 여정에 대한 기록이다.
완전함이란 빛과 어둠을 다 포함한다는 것, 우리 뒤로 삶의 문이 닫힐 때 그 절망의 소리도 들어야 한다는 것, 그것은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진실을 들려준다는 것, 그 자리가 바로 나의 세계를 활짝 열어주는 자리라는 것을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다.
죽음 같은 극심한 우울증을 어떻게 넘어섰는지에 대해서도 여러 장을 할애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좀 더 리얼한 묘사가 아쉽긴 했으나, 우리 모두의 삶의 여정에서 한번쯤 맞닥뜨리는 그 우울증이 우리를 망가뜨리는 적의 손길이 아니라 우리를 아래로, 땅으로, 안전한 곳으로 내려서게 하는 친구일 수도 있음을 감동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우울증은 나를 안전한 땅, 한계와 재능, 약점과 강점, 어둠과 빛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는 나의 진실, 나의 본성의 땅 위로 내려서게 하는 친구의 손이었다.”
참자아는 에고도 지성도 도덕적 자아도 아닌, 우리에게 더도 덜도 원하는 것이 없는, 신이 우리 안에 심어 놓은 그 자아, 참된 친구이지만, 살아가면서 이 친구의 소리를 듣지 않았다고, 그래서 이 친구가 우울증이라는 핵폭탄을 떨어뜨렸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빛과 그늘 전체를 받아들이는 인생은 인생 전체를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살아가기에 더 힘들 수도 있다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이 말도 마음에 남는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누군가에게 주고 있다면 나는 잘못되고 위험한 선물, 사랑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랑이 담겨 있지 않은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돌보기 위해서보다는 나 자신을 내세우려는 필요에서 나온 선물이다. 그런 베풂에는 사랑도 믿음도 없으며, 사랑의 전달 통로는 나 말고는 없다는 오만과 착각에서 나온 것이다.”
탈진이라는 상태는 대개 너무 많은 것을 주려는 데서 나오는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저자의 경험상 그것은 내가 갖지 않은 것을 주려고 할 때 나오는 결과라는 것이다.
7년간 학교에서 일하고 나서 나는 굉장히 탈진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지나치게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내 가슴엔 사랑과 이해와 자비가 부족한데 내 가슴이 지닌 크기 이상으로 사랑하려 했기 때문인 것 같다. 많은 것을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줄 수 없는 사랑을 타인에게 결코 줄 수 없다. 삶이 문득 우리에게 말을 걸어올 때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Let your life sp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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