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트갈 선원들은 희망봉 근처의 케이프타운을 아시아로 가는 긴 항해에서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만 여겼다. 그들은 여기서 원주민과 필요한 물자를 물물교환하고 인도와 동남아로 떠났다. 케이프타운에 백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한 것은 희망봉을 발견한 지 백 오십 년이 더 지난 뒤다. 165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직원을 상주시키면서 점차 정착민이 생긴다. 초기 정착민은 네덜란드계로 보어인(농부라는 뜻)이라 부른다.
동인도회사는 항해에 필요한 물자를 원주민에게 의지하지 않고 직접 공급하길 원했다. 멀고 긴 항해에서 괴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비타민 공급은 필수였다. 그래서 이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밭을 일구어 유럽에서 먹던 채소를 기르는 것이었다.
사진은 케이프타운 중심가에 있는 컴퍼니즈 가든. 유럽인들이 채소 재배를 처음 시작한 곳이다. 지금은 공원으로 바뀌어 산책하는 사람들이 다람쥐에게 먹이를 주는 장소지만 케이프 식민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장소라 인상 깊었다. 백인 농부들의 정착은 원주민에겐 기나긴 불행의 시작이었다.
*2019년 7월 여행
300x25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