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자전거를 보았다. 키부호수 일대를 둘러보고 꼬불꼬불 산길을 넘어 키갈리로 돌아오는 길. 풍경을 감상하러 잠시 정차했다가 길 가는 세 명의 소년을 만났다. 그 중 한 아이가 두 바퀴 달린 나무자전거를 갖고 있다. 신기해서 요모조모 살펴보았다.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멋지다고 마구 칭찬하니 페트병으로 만든 악기도 보여준다. 자랑스레 깜짝 공연까지 곁들이면서. 허락을 구하고 영상을 찍으니 수줍어한다. 모처럼 만난 재미나고 유쾌한 친구들이었다.
도시야 차 있는 사람도 많고 부자도 많다. 허나 이런 오지에선 자전거야말로 필수품이지만 꽤 비싸다. 나무로 정성스레 깎아 만든 자전거와 한 음만 낼 수 있는 페트병 전통악기. 소년들은 싱그럽게 웃으며 제 갈 길을 가는데 나무자전거가 계속 내 뒤를 따라왔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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