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별 생각없이 첫 장을 펼쳐들었다가 순간 몰입하여 내려야 할 역도 놓치고 우왕좌왕. 집에 돌아와 엉엉 울면서 마저 읽었다. 망자들의 세계를 이처럼 따스하게 그린 작품이 있을까. 주인공 양페이의 죽음 뒤 7일간을 그린 소설. 그 이레 동안 양페이는 자신의 삶을 스쳐간 모든 사람들을 그의 마음에서, 혹은 저승에서 소환하고 재회한다. 따스함과 유머, 어리석음과 비극이 점철된 보통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그 배경에 흐르는 중국 현대사회의 모습도 인상 깊다.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를 감동시키는 건 이십대에 철길에서 양페이를 주워 평생을 성실하게 길러낸 그의 아버지와 이웃들의 진한 인간미다. 책장을 펼치면 멈출 수 없는 소설. 대단한 필력. 작가 위화는 아직 중년인데 머잖아 노벨상 타셔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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