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사이에 학생만족도 조사의 무기명 의견란을 없애자는 의견이 많다. 합법적으로 악플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장려하기 때문이다. 이유 없이 공격받는 교사들이 많아서 나도 이건 없애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작년에 좋은 학생들을 만나서 그 아이들의 한 마디가 연말에 힘이 되었다. 그러니 악플은 한 해 고생한 교사들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까.
아프리카 체류 후 작년 가을에 복직해서 몇 달 수업했는데 재미있다는 의견이 많아 다행이다 싶다. 내가 사실 재밌는 사람은 아니고 진지한 쪽에 가까운데, 중학교 수업을 하면서는 재량권을 발휘해서 내가 좋아하거나 깊은 의미를 느낀 텍스트만 다뤄서 그런 것도 같다. 내가 재미 없는 건 필수 문법을 제외하고는 가르치지 않는다. 동일 수준의 학습을 할 수 있는 다른 글로 대체한다.
화려한 수업이 아니라 텍스트 읽기의 본질에 충실한 수업을 추구한다. 읽기 전에 텍스트와 관련된 학습자의 경험, 배경지식, 흥미, 어휘 수준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텍스트를 선택할 때는 우리 역사와 문화, 자연, 지역사회와의 관련, 공공성, 학습자의 발달단계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고자 한다.
올해도 즐거운 국어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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