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감하며 페북을 훑어보는데 후배의 글이 눈에 띄었다.
유투브에서 N포세대 백수녀 채널을 자주 본다고 했다.
퇴사 후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이야기란다.
후배는 처음엔 자기 삶은 그것보다 낫다며 위안 삼아 보다가
문득 더 불행한 사람은 자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자신은 항상 타인을 의식하며 뾰족하게 살아가는데
그녀는 비록 고시원에서 일주일 만 원으로 버텨도
그처럼 명랑쾌활하게 자기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가끔 케익 쿠폰을 쏴주면서 공감하는 이들과 인간적으로 교류하며 살아간다고.
호기심이 일어 채널을 클릭해보았다.
한두 개만 봤을 뿐인데, 나 또한 후배의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
만일 내가 몇 년간 취업이 안 되어 고시원 생활을 택했다면
그녀처럼 웃으면서 내 삶을 공개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녀 성격이 본래 그럴 수도 있지만(연예인 끼가 있음)
그래도 그 허심탄회함과 담담한 해탈에 고개가 숙여진다.
해학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비장하고, 말 그대로 웃픈 영상들이다.
인간적으로는 나와 비교도 안 되는 저높은 경지에 계시는 분인 듯.
유투브에는 정말 별 게 다 있다.
지금 이 시대를 다양한 모습으로 통과하는 사람들을 보니
뭔가 겸허해지는 마음이 들고, 동지의식도 느껴진다.
삶이라는 바다를 헤쳐가는 것은 우리 모두가 동일하기에.
우주의 한 점 먼지이자 잠깐 반짝이는 지상의 반딧불이인 인간이
이 찰나의 시간을 통과하며 살아내는 일이
어느 시대건 만만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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