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
창밖을 바라보니 밤하늘에 별이 총총했다.
별빛이 쏟아진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번쩍이는 별들이었다.
해돋이를 볼 수도 있겠다 싶어 마음이 설렜다.
추위에 대비해 중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세상에, 간밤에 눈이 살짝 내렸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밟으며 푼힐을 향해 걸었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숨이 많이 찼다.
길을 가는 동안 구름과 안개는 점점 많아져서
3200m 푼힐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날은 밝아왔지만 산도 해도 볼 수 없었다.
날씨가 맑다면 이곳에서는
해가 떠올라 병풍처럼 죽 늘어선 설산을
하나하나 차례로 비추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겨울은 건기라서 대개 맑은 편인데
요즘 히말라야 날씨가 심상치 않다.
트레킹 하면서 눈을 밟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추워서 그만 내려가려는 찰나
한쪽으로 구름이 걷히면서 안나푸르나 사우스가 살짝 모습을 드러내었다.
사람들이 아, 탄성을 지른다.
여기서 한국 청년 둘을 만났다.
오늘 힘들더라도 촘롱까지 갈 예정이라고 하자
자신들도 추워서 일정을 당기고 싶다고 그래야겠다고 한다.
길에서 또 만나자고 인사하고 고레파니로 내려왔다.
히말라야의 아침이 환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 며칠 후에 도착하게 될 안나푸르나 사우스와 마차푸차레가 저 멀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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