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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수업 이야기

'별 헤는 밤' 수업을 마치며

by 릴라~ 2022. 4. 13.

"안녕하세요, 윤동주 시인님. 저는 2022년에 살고 있는,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배우는 학생입니다. 약 100년 전의 시가 아직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감동을 주는 시의 힘이 너무 신기했어요. 시를 통해 시대의 상황, 시대의 아픔을느낄 수 있는 것이 시의 매력이라고 느꼈어요. 평소에 시를 어려워했는데 덕분에 시가 쉽고 재미있어졌어요. (하략)"

"저는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한 1학년 학생이에요. 윤동주 시인님의 시에는 참 마음이 먹먹해지거나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구절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시인님의 시 중에서 '별 헤는 밤'이라는 시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그중 밤하늘에 별을 헤아리며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이 인상 깊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윤동주 시인님, 그때 당시 진로 문제로 아버지와 많이 싸웠다고 들었는데, 자신이 원하는 길을 택하고 아름다운 시들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시인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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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수업의 목적은 학생들이 윤동주를 영원히 기억하게 하는 거예요. 여러 작품을 가르쳐봤지만 절대 실패가 없는 것이 동주의 '별 헤는 밤', 육사의 '청포도', 만해의 작품 등이예요. 수업을 해보면 과연 걸작은 그 공감의 크기가 다르구나 싶어요.

교과서엔 윤동주의 '새로운 길'만 나오는데, 그런 이유로 '별 헤는 밤'을 추가했어요. 시험 때문에 가르치는 작품을 통일하려면 동학년 함께 맡은 국어교사를 꼬셔야 해요. 쌤도 이거 하라고. '별 헤는 밤' 가르치려고 관련 영상, 학습지, PPT까지 풀세트로 다 주면서 동료를 꼬셔놨어요.

이 시가 아이들의 가슴 속에 파도처럼 숱한 감정이 일렁이게 하는 이유가 뭘까요.

윤동주 시인은 일본 유학을 몇 달 앞두고 서울에서 이 시를 썼어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앞두고 얼마나 생각이 많았을까요. 가을밤, 자신의 가슴에 밀려드는 온갖 그리움을 시인은 가을 하늘 속에 펼쳐 놓습니다.

사랑, 동경, 쓸쓸함, 고향에 있는 동무들의 이름과 그리운 어머니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봅니다. 그리고 유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창씨개명을 부끄러워하며 자신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그 언젠가를 다짐합니다.

문학을 꿈꾸었으나 시인이 마주한 것은 더 이상 우리말조차 쓰지 못하는 현실이었습니다. 자기 이름조차 잃어버린 시대에 시인이 무엇을 할까요. 하지만 윤동주 시인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기 가슴 속에서 사랑하는 이름들을 하나하나 길어 올립니다.

깊은 가을 밤, 시인이 숨을 가다듬으며 찬찬히 호명하는 예쁜 우리말 이름들은 시대의 어둠 속에서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동시에 우리 마음을 아프게 수놓습니다.

‘별 헤는 밤’은 그런 시입니다. 위대한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내용을 연마다 자세히 살펴봤구요. 모둠 대화로 더 깊은 질문을 던져보았고, 글쓰기로 마무리했어요.

글쓰기는 시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쓰는 가장 쉬운 주제로부터, '나는 시인처럼 그리워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감성적인 주제, 시인의 부끄러움이 왜 가치 있는지 서술하는 논술형 주제, 마지막으로 시인에게 편지 쓰기 기나 자유롭게 쓰는 자유 주제 중에서 택하게 했어요.

몇몇 글을 소개할게요. '그리움'은 과거를 향한 감정이라 어린 학생들이 그리움을 알까 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코로나 이전을 아주아주 그리워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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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을 읽고 내가 그리워하는 것을 생각해보았다. 나는 1학년 때 전학 간 친구, 미국에 있는 내 친구, 졸업식 이후에 못 본 친구들,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들, 고산초에 있는 교실, 마스크 안 쓰고 축구했던 날, 어릴 때 키우던 물고기, 햄스터, 초등학교 체육대회, 지금은 못 만나는 게임 친구 등등 여러 가지가 그립다. 또 마스크 안 쓰고 친구, 동생, 형들과 야구했던 날, 코로나 전이 그립다. 하지만 그 순간이나 그때 키우던 동물, 물건, 장소, 사람이 그립다고 바로 돌아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리운 건 잠시 접어두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들이 이 시를 읽으며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시험도 없고 걱정도 없던 어릴 때가 가장 그립지만 윤동주 시인의 그리움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가족과 헤어진다는 것, 심지어 연락도 힘든 상황이라면 정말 절망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그러나 사람은 그리울 때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으로 봤을 때 윤동주 시인이 진짜 사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별 헤는 밤'을 읽고 나니 나에게 그리운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요즘 들어 더욱 그리운 것이 있다. 바로 나의 초등학생 시기 전부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그때는 여행을 꽤 자주 다녔다. 마스크도 쓰지 않고...... 그때는 바다에 가서도, 숲에 가서도, 상쾌한 바람과 공기를 즐길 수 있었다. 요즘 가끔씩 야외에서 숨을 크게 들이쉬면 그때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멀리 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빨리 그때처럼 어디든지 떠나고 싶다."

"이 시는 인상적인 말들이 많다. 윤동주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별 헤는 밤'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어머니를 두 번 부르는 구절이었다. 왜냐하면 다른 단어들은 한 번만 말을 했지만 어머니만 두 번씩이나 말하는 걸 보니, 시인의 그리움이 시에 잘 담겨진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뭉클하기도 했던 거 같다. 앞으로 윤동주에 대해 더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이 시에서 아름다운 부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게 아름다우나, 내가 좋아하는 구절은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이다. 이유는 요즘 들어 작은 걱정부터 큰 걱정까지 정말 많은데 나도 잠시나마 아무 걱정도 없이 별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

"별 헤는 밤은 정말 감명 깊은 시이다. 다양한 느낌으로도 읽을 수 있고 상징적인 부분들도 많아 몇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어머니와 과거의 여러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을 5연에서 볼 수 있었다. 이름들을 부르면서 회상하는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10연에도 굉장히 감명 깊은 구절이 있다.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을 알리는 듯한 상징이 쓰여서 나에게는 감동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이 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인 것 같다. (...)"

"윤동주의 부끄러움이 가치 있는 감정인 이유는 단순한 개인의 감정이 아닌, 모국에 대한 부끄러움이기 때문이다. 일본에 나라를 팔아넘긴 매국노들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지만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는 독립운동가가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이 참 모순적이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독립운동가가 자신의 이름을 못 쓴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니 이보다 더 가치 있는 부끄러움은 없을 것이다."

"시인이 느낀 부끄러움은 흔히 사람들이 느끼는 부끄러움과는 달랐다. 왜냐하면 시인은 남들에게 비판받지 않고도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남들이 지적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것은 자신을 발전하게 만들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고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 자신은 더 잘 살고 싶다고 나라를 버리는 사람들이 판치는데, 그 시대에 과연 양심을 선택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힘들더라도 양심을 지키는 시인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 한국이 독립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https://ssam.teacherville.co.kr/ssam/contents/19848.edu

 

윤동주 <별 헤는 밤> 활동지

1. 윤동주 별 헤는 밤 활동지는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쪽은 시에 대한 느낌 읽기, 2쪽은 주어진 질문에 따라각 연의 시상전개과정파악하기, 3쪽은 모둠별 생각 과제와 마무리 글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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