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세상의 '외부'였다.
무수한 아름다운 가치들이 경제적 가치 하나에 묻혀 실종되어 버리는 세상 속에서
수도원은 '다른' 가치가 작동하는,
'다른' 아름다움이 살아 있을 수 있는,
자본주의의 '외부'였다.
그래서 그곳에서 깊은 휴식과 삶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는 것 같다.
그러한 외부가 많을수록 세상은 한층 아름다워지리라.
그 외부는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곳이 아니라
세상의 변혁을 꿈꾸는 해방구.
다른 종류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그곳에서 보고 느낀다.
'미천한 중생에게 베푸는 우리 공동체의 보시'라면서
부활절 축제에 초대해 주신 마리아 수녀님과 그곳 공동체의 넉넉함에 감사와 찬미를.
뭐든 순환시키고 흐르게 해야 한다면서
외부인에게 기꺼이 문을 열어서 이틀 동안 당신들의 삶을 기꺼이 나눠주셨다.
열 분 수녀님들의 천사같은 미소가 지금도 선하다.
주방의 안온한 느낌도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부드럽고 따스하고 평온하던....
평소 집에서 설거지를 할 때는 설거지가 즐겁다기보다는 그냥 엄마를 위해서 하는 거였는데
수녀원에선 설거지도 어쩜 그리 유쾌하고 평화롭던지..
거기에선 작은 것에도 웃게 되고, 마음을 열게 되고...
공기 중에 사랑이 가득 들어있다고나 할까.
밖에선 느낄 수 없는 풍요로움이 있었다.
물질의 영역을 줄였기에, 삶의 미세한 변화가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
물질을 줄일수록, 사람의 가치가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작은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우리 삶에서 감동이 실종된다.
민감하게 깨어 있고 싶다. 그래서 날마다 감동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매일 매일 새롭게 사는, 부활의 삶.
우리 주님의 부활하심과
깨어나는 우리의 삶을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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